[강다혜의 편집국 25시] 차기 꼰대의 변명
입력 : 2023. 04. 13(목) 00:00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한라일보] "…2040년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며,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인구는 2040년 73.7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얼마 전 제주도 장래인구추계를 토대로 작성한 기사 중 일부분이다. 내가 바로 30~40년 뒤 늘어날 '문제적 노인' 인구 중 1명이다. 30년 뒤 젊은이들이 자녀 없는 노인을 들볶는 장면을 상상해 봤다. "당신이 MZ 세대였습니까? 왜 아이를 낳지 않았나요?" 요즘 애들은 무책임해서 결혼도 출산도 안 한다고 믿는 앞 세대의 비난과 달리 다음 세대의 책망 앞에선 면목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라떼는' (어쩌면) 최대 주 69시간이나 일해야 했고, 집값도 비쌌으며, 한창 능력치를 쌓을 시기에 결혼과 출산이라는 '제도'를 '선택'해 경력을 고민하는 건 불합리했다는 둥 항변을 늘어놓아 본들 꼰대의 변명일 뿐이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갑론을박을 떠나 천문학적 예산에도 출생률이 오르지 않는 건 지원이 미미했거나 정책의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뜻임이 분명하다. 예산 집행 권한을 쥔 이들은 인구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수명이 다해 홀연히 세상을 떠날 것이라 엉뚱한 곳에 돈을 쓰는 건가 싶기도 하다.

영원한 건 없다. 1인 가구는 이미 보편화됐고, 양질의 일자리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 내 가임기 중에 세상이 바뀔 것 같지도 않다. 인구 소멸이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면, 이성 부부와 두 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은 반드시 정상 가족일까? 아이는 꼭 정상 가족에서 태어나야 할까? <강다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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