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의 한라칼럼] ‘기초학력보장법’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출발점 돼야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입력 : 2022. 05. 10(화) 00:00
우리 사회가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교육 격차 문제가 코로나를 겪으며 더욱 심화됐다. 사회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학생들의 교육 격차 문제로까지 확대된 것에 대해 사회 곳곳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그 결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작년 8월 기초학력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률 제정으로 인해 다양한 이유로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나 법률 내용에 있어서 몇 가지 아쉬운 부분들도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 정의의 모호성이다. 법률 상에서는 기초학력의 개념을 '학생이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구자들 사이에서 학력의 개념 정의가 다양하기는 하나 최근 학교 현장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의 기초학력과 학년별 최소 성취기준에 대한 도달도를 나타내는 기본학력의 개념을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법률 상에서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서 개념 정의를 하고 있어 자칫 교육 현장에서 기본 학력 향상의 개념으로 이를 오해해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할 여지도 남겨뒀다.

이번 6·1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교육감, 교육의원)의 공약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교육의원 및 교육감 일부 후보자들의 발표된 공약 내용들을 보면 기초학력진단평가를 명목으로 전 학생들의 학력을 측정하는 과거 일제고사식 진단평가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과거의 경험에서 살펴보듯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하나의 평가 기준으로 판별해 별도 문제풀이식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것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학교 현장에서 가정의 방임, 다문화 가정으로 인한 학습 기회의 소외, 혹은 정서적 문제로 인한 경우, 난독이나 난산과 같은 치료가 병행돼야 하는 경우 등 학생 개인마다 제각각 다른 배경과 이유로 학습에서 소외되고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하게 된 경우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일제고사식 진단을 통한 기초학력 지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학생 한 명, 한 명을 살필 수 있는 개별화된 방식과 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화된 교사 지원, 학생 지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기초학력보장법은 학생 모두가 각각의 개성을 존중받고 배움에 소외됨 없도록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교육관련 후보자들 역시도 이 법의 취지를 이해하고 다시금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의 주역인 학생 모두를 바라보고 다양한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촘촘하고 세심한 지원 중심의 공약들을 마련할 것을 당부해본다. <김동철 제주인화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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