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유철인의 '문화인류학자의 자기 민족지 제주도'
재일제주인, 4·3, 해녀로 보는 제주 섬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10. 15(금) 00:00
유철인 교수는 제주사람과 제주문화를 들여다보는 세 가지 창 중 하나로 제주해녀를 제시했다.
도서성에서 출발한 여정
제주사람 문화적 정체성

이주민·관광객 존재 영향


인류학자인 그가 제주에 살기 시작한 해는 1984년 2월이다. 서울에서 제주로 오자마자 그의 귀에 가장 먼저 들어온 말은 '육지'였다. 그렇게 섬을 만났던 그가 도서성에 대한 이해로 출발해 제주사람과 제주문화를 다룬 연구서를 냈다. 유철인 제주대 철학과 교수의 '문화인류학자의 자기 민족지 제주도'다.

'자기 민족지'라는 이름을 붙인 데는 제주도가 삶의 터전이자 연구의 대상이 된 오늘날 그의 상황이 작용했다. 현장에 들어가 현지조사를 하는 인류학적 여정이 제주도 이주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를 알아가기 위해 개인적 경험을 성찰·분석하는 '자기 민족지'의 개념을 끌어왔다.

유 교수는 이 책에 1980년대 중반 이후 최근까지 학술지 논문, 학술회의 발표, 청탁 원고 형식으로 썼던 글을 대폭 수정·보완해 실었다. 이 과정에서 제주를 들여다보는 창으로 재일제주인, 제주4·3사건, 제주해녀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제주사람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이 어느 정도 고립성을 유지하던 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배타성을 바탕으로 '육지사람'인 외부인과 구별 짓기를 통해 드러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출생지로 제주사람을 구분하지만, 제주사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고 상황에 따른 인식만 있다면서 육지에서 온 이주민과 관광객의 존재가 제주사람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2001~2004년과 2010년 일본의 해녀인 '아마'에 대한 단기간 현지조사를 토대로 비교문화의 관점에서 제주해녀의 가치도 살폈다. 2016년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기에 앞서 유 교수는 2006년 6월 해녀박물관 개관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제주해녀(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하자고 처음 제안했다. 그는 "19세기 말 제주해녀가 육지로 바깥물질을 나가기 이전 우리나라에는 해녀가 제주도에만 존재했다고 추측된다"며 유네스코 등재 추진이 공동체 정신, 지속가능한 발전, 여성의 권리 등 제주해녀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민속원. 1만7000원. 진선희기자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