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끝'의 동행을 안다면 삶의 선택 달라진다
임경희의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9. 03(금) 00:00
상실과 애도, 회복의 과정
‘죽음교육’ 꺼리지 말아야


아이는 모든 '끝'이 궁금하다. 낮은 왜 끝나는지, 바람이 그치면 어디로 가는지, 파도는 모래에 부서지면 그것이 끝인지 묻는다. 끝없는 아이의 질문에 엄마는 이런 말로 다독인다. 낮은 끝나지 않는다고, 이곳에서 밤이 시작되면 다른 곳에서 해가 빛나기 시작한다고, 세상 모든 것은 언젠가 끝나는 듯 보이지만 그 끝은 어디론가 새롭게 이어진다고. 샬럿 졸로토가 글을 쓴 그림책 '바람이 멈출 때'는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는 존재들이 어디에선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순환'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끝'에도 '다음'이 있다는 사실을 부단히 발견하는 과정이 우리 삶 그 자체인지 모른다.

'바람이 멈출 때'는 임경희의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에 소개된 책 중 하나다.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30년 넘게 아이들과 만나며 그림책으로 죽음에 관한 생각을 나누었고 그 사례들을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에 기록해 놓았다.

죽음에 빈번하게 노출되어 있는 현대사회에서 상실이라는 경험은 어린이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반려동물, 반려식물의 죽음을 겪기도 하고 조부모, 부모, 친구, 형제자매의 죽음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때 느끼는 충격, 두려움, 비탄 등을 제때 충분히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죽음에 관한 막연한 공포나 두려움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은 특정 학년을 정해 두지 않고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평생교육 차원에서 죽음교육이 실시된다. 의료진, 호스피스 종사자처럼 죽음에 관련한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하는 직업군에 교사도 포함되어 있다. 독일에서는 '죽음준비교육'이 교육 과정 중 한 과목으로 정해졌다. 죽음, 자살, 인간답게 죽는다는 게 무엇인지, 생명의 가치 등을 다룬 교재도 다양하다.

죽음에 대해 말하길 꺼리는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통찰하는 그림책 읽기를 이어온 저자는 "죽음이 동행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삶에서 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어진다"며 "죽음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다 보면 어떤 삶이 의미 있는 것인지 동시에 생각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록으로 그림책 수업에서 행해진 질문과 답변, 죽음교육에 쓰이는 도서 목록을 덧붙였다. 학교도서관저널. 1만7000원.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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