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67)가파도·사라봉·수월봉
코로나19에도 청보리는 익고, 해는 지네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0. 04. 17(금) 00:00
바람에 날려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춤을 추는 가파도의 청보리. 사진=한라일보 DB
가파도 청보리 60만㎡ 이르는 면적서 물결 ‘넘실’
해 지는 시간 늦어지면서 일몰 감상도 즐길거리





벚꽃잎이 어느새 다 떨어져 버렸다.

금새 떨어지는 벚꽃처럼 봄은 사계절 가운데 가장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다. 추웠던 겨울을 지나 마침내 드리운 따뜻한 햇살과 온 세상을 뒤덮은 꽃, 신록을 만끽하느라 그 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올해 봄은 길게만 느껴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돼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코로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겨울이 그리울 정도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의 맹렬한 기세는 한풀 꺾이면서 정부에서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핫 플레이스'도 코로나19 위험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타인과의 접촉이 많지 않은 야외활동을 중심으로 소개하려 한다. 외출시에는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손을 씻도록 하자.

▶보리가 춤을 추는 가파도='청보리밭에/누워/하늘을 보면/나두야 구름따라/흘러 간다네'. 가수 최백호의 노래 '가파도'의 노랫말처럼 지금 가파도에는 청보리가 바람에 날려 춤을 추고 있다.

가파도는 섬최고 높이가 20.5m에 불과해 고개를 어느쪽으로 돌려도 바다가 보인다. 또 청보리와 유채꽃, 돌담을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기 적당하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청보리축제'는 취소됐지만,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청보리는 여전히 파도처럼 넘실대는 춤을 추고 있다.

가파도 청보리 품종은 '향맥'으로 전국에서 재배되는 보리 품종 중 가장 키가 크고, 가장 먼저 자라며, 가장 푸른 색을 뽐낸다. 이런 청보리가 60만㎡에 이르는 면적에서 춤을 추면 가히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가파도에 가려면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 있는 운진항에서 배를 타면 된다. 첫 배는 오전 9시에 출발하고 이후 1시간 간격으로 배가 운항한다. 마지막 배는 오후 4시다. 운진항에서 가파도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이다. 가파도에서 본섬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4시20분이다.

▶길어진 해를 바라보며=계절이 봄에 접어 들면서 해가 지는 시간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근 할 때쯤이면 주변이 어둑어둑했는데, 이제는 뉘엿뉘엿 기울어지는 해를 보며 귀가하게 된 것이다.

‘차귀도’ 너머로 해가 바다에 빠지는 순간. 사진=한라일보 DB
제주시 사라봉은 예로부터 '사봉낙조'라 불리며 일몰의 명소로 알려졌다. 여기에 별도봉과 연결된 산책로도 잘 마련돼 있어 일몰 감상과 함께 완연한 봄 날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지난 여름 사라봉에서 일몰을 본 적이 있었는데 망망대해를 붉게 물들이는 태양의 모습을 보며 감탄사를 내질렀더니 동행했던 지인이 "네가 이제 나이를 먹어서 일몰을 볼 줄 아는가보다"라고 놀린 기억이 난다.

해가 넘어가는 서쪽 끝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과 자구내포구도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이 곳은 많은 사진 작가들이 일몰을 찍기 위해 몰리는 곳인데, 자구내 포구에서 2㎞ 떨어진 무인도인 '차귀도' 너머로 해가 바다로 빠지는 순간을 보고 있으면 장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해발 77m의 수월봉에서 보는 일몰도 탁트인 서쪽바다에서 떨어지는 태양을 볼 수 있어 자구내포구에 못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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