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카지노, 상생모드로 거듭난다
입력 : 2014. 09. 11(목) 00:00
'카지노(casino)'하면 '도박(賭博)'이라는 인식이 많다. 도박(賭博)은 원래 '조개(貝)를 가지고 놀음(博)을 하는 자(者)'를 지칭한다. 놀이 수단이 없던 옛날에는 해변에 널려진 조개껍질이 많은 용도로 활용됐을 것이다. 카지노(casino)는 '도박, 음악, 쇼, 댄스 등의 여러 가지 오락시설을 갖춰놓은 작은 집'이라는 이탈리아어의 카사(casa)가 어원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관광진흥법에서는 카지노업을 '우연의 결과에 따라 특정인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주고 다른 참가자에게 손실을 주는 행위 등을 하는 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종전 사행행위로 인식해 오던 카지노업을 관광사업으로 전환하고 외래관광객에 한해 그 출입을 허용하게 되었다(1994년). 이에 전국 제일의 관광명소인 제주에 카지노업이 가장 많이 들어서게 되었고(전국 16개소 중 8개소), 일정 부분 무공해 관광산업으로 고용효과와 외화가득률 제고에 기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상대로 한 블랙게임(일종의 사기도박), 여권담보 도박, 자살 소동, 빈번한 양도·양수 등으로 카지노업뿐만 아니라 제주관광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게 되었다. 또한 연간 도내 카지노 총매출액(2169억원)이 서울의 한 개 카지노업소의 총매출액(약 4248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세성과 전문모집인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매출액의 70~80%에까지 이르러 관광진흥기금 등 정당하게 납부하여야 할 곳에 탈루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아 왔다.

민선 6기 새 도정이 출범한지 2개월이 지나고 있다. 새 도정의 지향점은 무엇보다 제주의 근원적 가치인 아름다운 자연을 살리고 관광휴양, 문화, 레저, 에너지 등 2차적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주를 동북아 최고의 청정 휴양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카지노는 휴양도시의 다양한 요소 중 하나로 제주의 가치와 미래발전방향에 잘 조화되도록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도는 지난 4일 획기적인 카지노 산업 제도정비 방침을 발표하고 ▷카지노 산업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수준의 감독기구 설치 ▷허가, 양도·양수, 갱신제도의 정비 및 행정처분 기준 정립 ▷카지노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 등록제 도입 ▷매출수익의 도민 환원 및 지역경제 기여 방안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방침은 중앙정부와도 깊이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다. 앞으로 도민토론회, 싱가포르와 같은 선진사례의 분석, 관련 조례와 법령(제주특별법)의 정비 등을 도민사회와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제주 카지노 산업의 신뢰도가 높아지게 되면 첫째, 총매출액을 투명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정당한 조세납부를 통해 고객유치와 매출증가는 물론 관광진흥기금의 납부율이 높아짐으로써 관광산업에 투자할 재원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카지노업에 대한 명확한 관리를 할 수 있게 되고 종사원 및 에이전트 등록제를 통해 도내 청년구직자들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투자자의 이익과 지역사회 기여도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카지노 영업이 정상화되어 이익이 증가하게 되면 카지노 투자자는 도민고용이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제주의 카지노 산업은 관광객의 오락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지역에 떳떳하게 기여하는 관광산업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오승익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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