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구도심 도시재정비촉진지구 해제를 보며
입력 : 2011. 12. 29(목) 00:00
제주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구도심 활성화이다. 구도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신도시개발 지역보다 물리적 환경 및 인프라가 취약해 공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구도심 지역은 현행법상 도로 폭, 접도조건, 건폐율과 주차시설 등의 관련법규로 인해 신·증축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개발이 정체되면서 더욱 낙후되어가고 있어 지역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2008년부터 구도심에 대한 재정비 및 재개발을 위한 지구지정과 계획이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구도심 재정비촉진계획은 사업대상지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을 뿐만 아니라 재정비촉진을 위한 개발방식과 적용프로그램에 있어서 구도심 재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들이 지적돼 심각한 논쟁이 이어져 왔다.

최근 제주지역 사회의 주요현안이었던 구도심 일대의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해제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개발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행정당국과 의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해당지역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 늦은 감이 있으나 이번 구도심 재정비촉진지구 지정해제는 적절한 행정조치라 생각된다. 비록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취소로 인해 행정당국의 정책집행에 대한 혼선과 비판,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불만과 반발이 예상되지만 예측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제주도시개발의 새로운 미래상을 찾아보려는 고민과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아파트 중심의 재개발방식으로는 구도심을 활성화할 수 없다. 새로운 시각으로 구도심이 처해 있는 문제점들을 진단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재생에 초점을 둔 활성화의 핵심은 주거환경개선을 통한 삶의 질 개선, 역사문화적 장소의 가치 극대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전제 아래 세련된 개발방식이 접목되어야 할 것이다. 블록단위의 개발을 적용하더라도 블록별 건축물의 노후화정도와 입지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물리적 환경개선의 적절한 정비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노후화가 심한 블록은 상업과 주거기능이 혼재된 저층고밀도형식의 신규개발이 바람직할 것이고 또한 양호한 블록은 개별주택의 개조에 초점을 두어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도 바람직할 것이다.

아울러 주차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고 적절한 녹지공간과 상업시설과 혼재된 문화시설의 확보, 그리고 잘 짜여진 보행공간의 네크워크화를 통한 외부환경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구도심이 갖는 땅의 고유한 흔적과 역사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현대적 삶을 수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접근방안인 것이다.

구도심 활성화는 오랜 시간과 인내가 요구되는 정책 사업이다. 행정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주민 역시 스스로 고민하고 협력적 관계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는 것이다. 도시, 건축, 예술, 역사 문화분야의 전문가와 주민, 행정, 금융으로 구성된 협의체구성을 통해 새롭고 참신한 구도심 활성화 전략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2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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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근성 01-04 18:55삭제
무근성을 살아보았는지요? 저층고밀도정책은 도시재정비하지 말자는 이야기죠?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해운대의 고층은 안되도 그 중간 쯤의 고층이 되어야 개발가능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인구유입없는 재정비는 아닌것 같네요. 좀 현실적인 정책을 제시했으면 하네요. 주민들은 다 원하는데..좀 머리속 정책만 제시하니 답답... 본인건축개념도 중요하지만 경제적개념이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네요. 무근성서 20여년 살아본 사람이
돈되는 개발 12-29 11:18삭제
문제는 돈이다 돈을 빼곤 그 어떤 개발책도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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