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무형유산 보유자 고령화 심각… 공개행사 요약 그쳐"
입력 : 2026. 06. 09(화) 18:11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도 무형유산 22개 종목 정기조사 용역 결과 관련 정책 제안
"전승지원금 체계 합리화·우수 활동 종목엔 추가 운영비를
전통 공연 등 표준 교재 개발하고 전 과정 시연 의무화해야
슬 판매 못하는 전통주 분야는 행정 지원 산업화 모색 필요"
지난해 9월 열린 제주무형유산대전. 제주도 무형유산 정기조사 보고서
[한라일보] 제주도 무형유산 보유자의 고령화가 심각하고 전승 교육의 연속성이 끊길 위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공개행사가 단순 요약 시연에 치우치며 전형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사)한국민속학회에 의뢰한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정기조사 및 조사 개선 방안 마련'(2025년) 용역 결과다. 제주도 지정 무형유산 중 공동체 종목 2개를 제외한 22개를 대상으로 현장·서면 조사를 병행해 전통 기술·생활 관습, 전통 공연·예술, 의례·의식 분야로 나눠 종목별 핵심 기·예능, 전승자, 전수 환경, 전승 활동, 특기 사항 등을 살폈다.

9일 최종 보고서에 의하면 연구진은 정기조사 결과 관련 정책 제안에서 전승 지원금 체계 합리화를 우선 꼽았다. 매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기본 전승 지원금 자동 보정 근거 마련과 더불어 가칭 '전승활성화지원금'을 신설해 우수 활동 종목(단체)에 추가 운영비를 지급하자고 했다. 또한 정동, 대나무, 옹기 흙, 땔감 등 기후·농법 변화로 확보가 어려운 자연 원자재들을 도 차원에서 공동 구매하거나 재배지 관리 비용을 실비로 지원하는 제도 모색 방안을 내놨다.

전통주·식품 분야의 산업화도 강조했다. 직접 만든 술을 판매하지 못하고 무료 시음 행사를 하는 상황이라며 제주도가 조성한 공유 양조장에 보유자가 입주해 제조 면허·시설 기준 문제를 일괄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안을 꺼냈다. 안동소주 사례를 참고한 '제주 무형유산 명주' 품질 인증제 도입도 언급했다.

전통 공연·예술과 의례·의식 분야는 악보나 표준화된 정리 자료 없이 구술과 행위 답습에만 의존하는 점을 짚었다. 전통 기술 분야도 구술 중심의 도제식 교육에 치중한다고 했다. 이런 전승 양상은 보유자 혹은 핵심 전승자 유고 시 전형 훼손과 교육 내용 변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전승 교육의 비체계성도 꼬집었다.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배웠는가를 검증할 객관적 지표가 부재하고 이로 인해 전승 체계 인정 과정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보유자의 고령화가 상당 정도 진행 중인데도 보조 또는 대체할 전승교육사가 없거나 부족한 현실도 확인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 무형유산 표준 교재와 교육용 영상 개발, 보유자·전승교육사·이수자로 이어지는 전승의 연속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개행사 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전 종목이 한곳에 모여 벌이는 합동 축제 방식이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며 단독 공개행사 제도를 통한 축제와 전형 실연 분리, 개별 행사 실비 지원, 전 과정(완판) 시연 의무화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납읍리마을제, 송당리마을제를 들며 전승 공간이 보호구역 내 위치해 시설 개·보수가 어렵고 고령 전승자들의 안전도 위협한다며 행정협의체 가동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동벌립장, 구덕장, 고분양태 등 전통 기술(공예) 분야는 완성된 작품과 재료를 보관하기 위한 권역별 무형유산 공공 수장고 건립, 마을 유휴 시설 리모델링으로 공동 전수교육관 활용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정기조사 개선안도 담겼다. 연구진은 제주도의 무형유산 조사가 "행정 여건과 예산 등에 따라 종목·분야별로 순환 시행하는 점검에 가까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정기조사의 실질적 기능 회복을 위한 조사 주기, 적정 조사 횟수 등을 제안했다.

이번 용역 결과는 10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서 보고될 예정이다. 세계유산본부 측은 "도 무형유산 전체 종목에 대한 학술 용역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각 종목의 전승 체계가 단절되지 않고 후세대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17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문화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