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현성 이설 600주년/ 과거와 미래를 잇다] (7)조선시대 성곽 원형 보존
입력 : 2023. 09. 19(화) 00:00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수문장·해설사에 안내책까지… 세심한 행정 지원 차별화
충남 서산 '해미읍성'
성곽 돌로 쌓고 내부 잡석·흙으로 채운 가장 완전한 형태
조선시대 역사·천주교 순례·시민 공간 활용 조화 배울 점
정의현성·성읍마을 역사·전통문화 지역재원 경쟁력 필요


[한라일보] 충청남도 서산시의 해미읍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전한 형태의 읍성을 간직하며 1963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116호로 지정됐다. 특히 해미읍성에는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천주교 박해 등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 방문객과 순례자들이 많이 찾는다. 여기에 수문장과 문화해설사 운영이 돋보이는 곳이다. 타지역 읍성과의 차별성을 추구하는 해미읍성 운영의 경쟁력을 통해 올해 현성 이설 600주년을 맞는 정의현성 등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의 역사·문화 등의 지역 자원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모색한다.

충남 서산 해미읍성은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성곽 원형을 가장 완전한 형태로 간직한 읍성으로 1963년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116호다. 이곳은 수문장·해설사 배치에 방문객 안내책자까지 세심한 행정 지원으로 운영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백금탁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전한 형태의 해미읍성=해미읍성(海美邑城)은 가야산을 병풍삼아 서산시 내륙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예전 서해안 매립 이전에는 아름다운 천수만 물길과 지척에 있었다. 수로가 성곽과 20분 거리의 가까운 곳까지 이어졌다하니 당시 군사적 요충지는 물론 수상 교통요지로서의 역할을 짐작케 한다.

해미읍성의 축성 시기는 600여년 전으로 지난주 연재한 전라남도 순천시의 낙안읍성과 제주의 정의현성과도 비슷하다. 이곳은 고려말부터 많은 피해를 준 왜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덕산에 있던 충청병마도절제사영을 해미로 이설하기로 하면서 1417년(태종 17)부터 1421년(세종 3)까지 축성, 조선시대 충청도의 전체 군대를 지휘하던 병마절도사영성이다.

성곽 둘레 1800m, 높이 5m로 적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성 주변에 탱자나무를 심어 '탱자 성'(지성, 枳城)이라고 불렸다. 성내 면적은 6만4350㎡(2만여평)이다.

해미읍성은 다른 성과는 달리 성밖은 돌로 쌓아졌고, 성내는 잡석과 흙을 사용해 경사지(15도)를 만든 '외층내탁식'으로 무기 등 물자수송을 쉽게 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다르다. 때문에 낙안읍성이 성곽 위로 관람할 수 있으나, 이곳은 폭이 매우 좁고 높아 위험하기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재신(60·여) 문화해설사는 "해미읍성 석축은 600년전 돌 그대로이며, 이곳에서 전쟁을 치르지 않았고, 축성과정에서 자신이 쌓은 돌에 공주, 청주, 음성 등 출신지를 각인하는 실명제 운영으로 매우 견고하게 지어져 조선시대의 성곽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역사·천주교 순례길 가는 곳곳 이야기 풍성=최근 방문한 해미읍성에 대한 접근성은 낙안읍성과는 달리 대중교통이 많아 편리했다. 서산버스터미널에서 15~20분 간격으로 차량을 운행하고 하차 후 도보로 3~5분 정도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곳은 진남문. 성내를 출입하는 주요 통로로, 다듬어진 돌로 된 아치형 홍예문이다. 이곳에서 수문장 1명이 2015년부터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진남문을 지키고 있는 임종국(46) 수문장. 백금탁기자
임종국(46) 수문장은 "이곳은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이 1579년(선조 12) 군관으로 10개월간 머물렀고, 다산 정약용의 유배생활을 하던 곳이고, 프란체스코 교황(2014년 8월)과 재직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한 의미있는 장소"라며 "우리나라의 역사의 현장이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근무를 하는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했다.

여기에 지역의 역사문화를 직접 보고 듣는 공간은 물론 108개의 계단을 오르면서 마음을 맑게하고 마음을 비우는 청허정을 오르는 길, 그리고 정자 좌우로 소나무숲길과 대나무숲을 끼고 있다.

성내에는 동헌과 옥사, 민속가옥은 물론 병장기 전시장, 복식체험장, 국궁체험장, 전통혼례포토존 등이 갖춰져 있다. 천주교 순례자를 위한 십자가의 길 3곳과 옥사 바로 앞에는 일명 '호야나무'로 불리며 충청남도 지정 기념물로 수령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회화나무가 있다. 1866년(고종 3년) 병인박해때 천주교 신자들을 이 나무에 매달아 고문했다.



▶한국 대표축제… 적극적 주민 위한 공간 활용=오는 10월 6~8일 3일간 열리는 '제20회 서산 해미읍성 축제'에는 지난해 기준 관람객 7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사는 '고·성·방·가(古城放佳) - 옛 성에 아름다움을 풀어 놓다'를 주제로 조선시대 생활상만을 체험하는 기존 '역사 체험 축제'에서 벗어나 600년 이상 된 고성(古城)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고성문화축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축성 당시 지역별 실명제를 설명하는 김재신 문화해설사. 백금탁기자
주민들이 성내 초가에서 살지 않는다는 점도 정의현성이나 낙안읍성과는 다르다. 또한 읍성 자체를 시민들의 문화·체육·여가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때문에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개방하고 각종 서산시와 해미읍에서 주최·주관하는 행사 장소로 쓰이고 있다.

아울러 성밖 넓게 조성한 주차장 1~3구역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약을 통해 문화해설사와의 관람도 가능하다. 서산시에서 발간한 안내 책자 '조선 600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해미읍성'에는 읍성 소개는 물론 이 지역의 문화·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사진, 지도 등을 넣은 소책자로 해설사의 도움이 없이도 편안한 관람을 돕고 있다.

이처럼 해미읍성은 원활한 대중교통과 넓은 주차장 등 관람객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행정에서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증거다. 수문장과 문화해설사의 배치도 탐방객을 위한 배려다. 이와 함께 읍성 곳곳에 여러가지 체험장을 구비하고 대나무숲과 소나무숲, 정자 등 주민과 관광객이 쉴 수 있는 공간 배치 등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성곽 주위에도 활짝 핀 꽃이 가득 담긴 화분과 잘 정돈된 잔디광장 등도 눈에 띈다. 이러한 정성이 모여 한국의 대표 관광지이자 이를 무대로 여는 축제 또한 대표축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서산시의회 차원에서의 해미읍성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노력도 배워야 할 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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