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현실화되는 마늘수급 불안… 농가들은 슬프다
입력 : 2023. 05. 16(화)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한라일보] 매년 4월 중하순이면 마늘저장업체와 산지수집상을 통해 이뤄지던 마늘 포전거래가 뚝 끊기더니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든 요즘에도 그 발길은 뜸하다.

그나마 작황이 양호한 포전중심으로 드문드문 거래가 되는 가격도 3.3평방미터당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15%~35% 정도가 하락한 셈이다. 여기에다 4월 하순에 있었던 저온현상과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무름병이나 녹병 등 병충해가 발생해 이에 따른 작황부진과 수확량 감소도 크게 걱정되는 부분이다.

또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인부 인건비는 올해도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8만원에서 10만원정도 했던 하루 일당이 12만~15만원으로 상승했다.

38년째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66세·대정읍)는 또 다른 고민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약 4만평방미터에 가까운 재배면적에서 생산되는 80여t 마늘 처리에 대한 고민이 그것이다. 생산예상량의 반에 가까운 40t은 농협에 계약재배를 통해 출하하면 되겠지만 나머지 40t에 대한 처리대책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농협에서 추가수매를 한다는 소문을 접하기는 했으나 비계약재배분에 대해 수매가격을 차등지급했던 몇 년 전 기억으로 김씨는 기운이 빠진듯 하다.

저장업자들이 보는 제주마늘에 대한 시선은 매우 차갑다. 작년도 ㎏당 4400원에 시작이 된 마늘수매가격이 소비자 물가를 잡겠다는 당국에 빌미를 줬고 급기야는 TRQ 수입권 공매진행으로 국내에 들여온 수입량이 크게 증가해 국내 마늘재고량을 한껏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첫선을 보이는 대정마늘 품위가 그닥 좋지 않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굵은 쪽과 특유의 향미로 인기는 있으나 조기출하로 인해 생기는 건조 미흡이나 선별 불량 등으로 보관·관리가 힘들 뿐 아니라 상품성 유지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게 공통적인 인식이다. 다른 또 하나는 제주도와 일부 남부지방에서 생산되고 있는 난지형 마늘이 경북과 충청권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 대서종에 비해 시장수요가 적다는 점도 이들의 제주마늘에 대한 시선을 차갑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대서종은 단위당 수확량이 많고 담백한 맛으로 매운 것을 싫어하는 젊은 층에게도 인기가 있어 제주에서 생산되는 마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인건비 상승과 수급 불안, 가늠하기 힘든 수매가격으로 마늘산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그간 월동채소류의 균형추 역할을 톡톡히 해온 마늘산업이 흔들리게 되면 그 여파는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등 양채류 과잉생산을 유발하게 되고 이는 곧 제주 밭작물의 공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전도적인 마늘농가일손돕기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마늘산업을 위해 제주도정과 농협 그리고 마늘농가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김윤우 무릉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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