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압수물품 정밀분석 돌입
참고인 소환 전까지 수사 속도조절…"정주행 할 것"
고발장 작성자 규명에 총력…'단서 찾기' 험로 예상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입력 : 2021. 09. 14(화) 20:52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10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물품 분석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휴대전화 등 그간 확보한 압수물에서 고발자 작성 경위 등을 규명할 단서를 포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고발장 작성자는 누구?"…공수처, 압수물 분석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14일 수사부 검사의 절반 가까이 투입해 김 의원과 손 검사를 상대로 압수한 물품을 분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 검사는 작년 4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모의해 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인 김 의원 측에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의 제보자인 조성은씨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미 지난주 조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김 의원 텔레그램 메시지에 표시된 '손준성 보냄'의 손준성이 손 검사와 동일 인물이라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내부에서 손 검사가 고발장을 전달한 사실에 이견이 없는 만큼 공수처도 손 검사가 고발장 유통의 어느 단계에 있었는지 등 전달 경로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수사팀도 손 검사가 전달자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손 검사가 누군가에게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인지, 본인이 작성해서 준 것인지 등 여러 가능성을 이제 앞으로 규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영장에 '대검 소속 성명불상의 검사'가 손 검사의 지시를 받아 고발장을 작성하고 증거를 수집했다고 적시했다. 이는 고발장 작성자가 손 검사가 아닌 제3의 검사라는 것이다.

공수처 수사팀은 고발장 작성자가 손 검사 지휘하에 있는 검사일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 압수물서 '물증 찾기' 쉽지 않을 듯

공수처는 고발장을 작성한 검사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 손 검사의 통화·문자 기록과 메신저, PC 속 공문이나 이메일 등을 분석해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김 의원과 손 검사의 압수물에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수사 과정을 잘 아는 전·현직 검사인데다, 김 의원은 6개월마다 한 번씩 휴대전화를 바꾸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 검사 휴대전화의 경우 아이폰이어서 비밀번호를 푸는 것 자체가 상당 시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번호를 해제하더라도 사건 당시인 작년 4월 사용했던 휴대전화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전날(13일) 김 의원에 대한 2차 압수수색도 '빈손'으로 끝났다. 의원실 PC와 보좌관 PC에서 별다른 입증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대검찰청이 손 검사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사용했던 PC를 포렌식 한 바 있으나 뚜렷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자택이나 대구고검 사무실 내 PC도 비슷한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 공수처 "정주행할 것"…손준성 신병확보 가능성도

공수처는 압수물 분석을 통한 철저한 밑작업을 거친 뒤 소환 조사 일정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전보다는 호흡이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과속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저속으로 가지도 않으며 정주행해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손 검사와 윤 전 총장의 주변인을 소환해 입증해야 할 부분은 이들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계획을 꾸몄는지, 고발장 제출 이후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했는지 등 구체적인 공모 관계다.

참고인 조사를 하기 전후로 공수처가 손 검사의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손 검사가 텔레그램 계정을 원격으로 탈퇴한 정황이 발견돼 공수처로서는 추가 증거인멸을 방지하기 위해 선제조치에 나설 명분이 생겼다.

공수처 관계자는 손 검사의 증거인멸 정황을 묻는 질의에 "정황이 있었다기보다 시간이 갈수록 그럴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인 소환 시기를 묻는 질의에 공수처 관계자는 "소환 전까지 해야 할 작업이 많다"며 "이는 수사팀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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