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하는 NIE] (14)KWL토론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입력 : 2020. 09. 01(화) 00:00
도서정가제 폐지 주제로 토론
학생들 배경지식 활용해 탐구

기사내용 질문 형식으로 정리
해답 찾아보며 배워가는 시간


집과 가까워 자주 들르는 동네 책방이 있다. 며칠 전 책방에 들렸더니 책방 주인이 종이를 건네며 자세히 읽어봐주십사 부탁했다. 내용인즉, 도서정가제 폐지에 대한 전국 동네 책방들의 성명서였다. 몇 년전에도 잠시 떠들썩했던 도서정가에 대한 담론이 어찌해서 다시 수면위로 오른 것인지 궁금해 자료를 찾아읽고, 아이들과 토론을 해보면 좋을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14년 개정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출판사가 간행물을 발행할 때 법령이 정하는 방식으로 정가를 표시해야 하며, 판매자는 정가의 15%이내에서 최대 10%의 가격할인과 경제상의 이익을 자유롭게 조합해서 판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간행물은 정가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서정가제의 골자다.

이 법은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돼있다. 올해 11월 20일로 예정된 도서정가제 개정 시점을 앞두고 출판·문화계와 문체부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왔다. 최근까지 민관협의체에서 내린 현행 제도를 대체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오다 문체부가 전면 재검토 의향을 밝히면서 작가, 출판사, 서점, 독서단체 그리고 국민들이 서로의 입장을 뜨겁게 달구며 담론이 이어지고 있다.

수업을 진행하기 앞서 도서정가제 폐지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해보았다.

기사를 읽기 전 대부분의 아이들은 도서정가제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이 우세했는데, 저렴한 가격에 책을 사서 읽으면 좋다는 이유가 압도적이었다. 반대로 도서정가제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으로는 책을 파는 업주가 돈을 못 벌면 불쌍해서라는 감정적인 공감을 우선했다.

이후 단순히 소비자의 입장을 넘어 여러 입장들이 내세우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KWL 토론을 시작하기로 했다.

KWL(Know, Want to know, Learned) 토론은 학생들의 배경지식을 적극 활용할 목적으로 오글(Ogle)이 개발한 토론 모형이다. KWL토론은 사실적 내용을 담은 글을 읽거나 듣기 활동을 하기 이전과 이후에 사용하는 수업 방법이다.

KWL토론 방법은 인물이나 사건, 개념을 수업할 때 많이 활용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배경지식을 인물이나 사건에 연결한다. 다양한 학습을 한 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자신의 생활 속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궁금한 점이나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정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참여자들이 한 가지 주제나 인물을 탐구하는 전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그 속에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습득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KWL 토론 시작 전에 모둠원이 각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칸에 먼저 정리한다. 더 논의해 보고 싶은 것들은 W칸에 정리하고 토론 및 탐구 활동으로 알게 된 사실을 L칸에 정리한다.

KWL토론은 과정 중심 평가로서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지 파악하는데 훌륭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도서정가제 유지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 나눠보면서,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할인받아 도서를 구매해 본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도서정가제가 실시되고 있음에도 왜 할인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 곳은 왜 그런지 궁금함을 남겼다. K(Know)와 W(Want to know)에 알고 있는 것들과 궁금한 점들을 기록하고 주제에 맞는 기사를 찾아 읽어보도록 했다.

도서정가제 폐지에 관련된 수많은 기사를 찾을 수 있었는데, L(Learned)을 기록하기 앞서 기사 내용을 질문 형식으로 정리 해보기로 했다. 궁금한 점(W)들이 기사를 통해 더욱 풍성해졌다. 아이들의 질문을 유목화한 뒤, 하나의 질문지로 만들어 모둠원이 함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했다. 이로써 KWL토론의 L(Learned) 항목이 채워지고 있었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둘러싼 각계 인사들의 의견들을 정리하고 살펴보면서 미처 떠올려보지 못했던 입장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나의 의견은 어떠한지 자유 발언이 이어지며 열띤 토론도 오고갔는데 토론의 내용을 정리해 써보도록 했다.

결국 아이들의 의견은 어느 한 쪽의 이익만이 아닌 공존의 자세가 필요하고, 공존의 길은 다수에 의한 횡포도 소수만을 위한 아집도 아닌, 도서출판 시장 내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더 들여다 보아야 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향후 결정될 법 제정에 대한 우려는 차치하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신과 지지를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지 토론을 통해 배워가는 시간이 됐다.

▶ 수업은 이렇게 진행했어요

- 안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K), 알고 싶은 것(W)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기록하기

- 기사 읽고, 알고 싶은 것(W)들을 보충하기

- 알고 싶은 것(W)들을 유목화하여 질문지 형식으로 만들기

- 모둠원과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새롭게 알게 된 것(L)을 정리하기

- 안건에 대한 나의 의견을 발표하기

- 소감나누기



▶ Tip

- 기사의 선택은 의견이 편파되지 않도록 다양한 신문(또는 미디어)을 이용하기

- 알고 싶은 것(W)을 정리할 때, 단답형의 질문이 되지 않도록 유의하기

- 나의 의견을 말할 때, 추상적이지 않고 기사 내용이나 경험에 근거하도록 이야기하기

- 나의 의견 말하기에서 제안에 따른 찬·반론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 역사 속 인물 알아보기, 사회·경제 개념 탐구하기 등의 관련 주제로 활용 가능

<제주NIE학회 연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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