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13)개념지도 만들기 토론
단어 뜻 속 의미 파악해 유목화하며 생각 확장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입력 : 2020. 08. 25(화) 00:00
개념에 대한 이해 확인·정리 유용
옳고 그름 보다 생각의 차이 인정


수업에 앞서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하며 게임의 순서를 '가위, 바위, 보'로 정하기로 했다.

"역시 남자는 주먹이야." 내리 주먹을 내밀어 연승을 거둔 아이의 목소리가 커졌다.

"야, 왜 남자는 주먹인데?" 게임의 승패에 예민해진 아이들은 곧장 따져 묻는다.

"우리 아빠가 남자는 주먹이랬는데…" 주먹을 내밀었던 아이의 손은 머쓱하게 내려가고, 빤히 쳐다보는 친구들의 시선을 외면한채 되려 묻는다.

"선생님, 왜 남자는 주먹을 내야 한다는 거예요?"

"글쎄, 왜 그럴까?"

남자는 권투나 싸움을 좋아하니까 주먹을 좋아하고 그래서 주먹을 내야한다는 둥, 그럼 여자는 권투를 싫어하냐는 둥 갑론을박이 이어지다가, 여자라서 혹은 남자이기 때문에 겪었던 불편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낸다. 자연스럽게 토론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앞다퉈 자신이 겪은 성차별 이야기가 쏟아져나오고, 미처 자신이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에 눈과 귀가 열리는 순간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자, 그럼 오늘은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미리 준비해둔 수업 자료들을 제쳐두고, 아이들에게 빈 종이를 건네줬다.

차별에 대한 각자의 개념과 연상되는 것들에 대한 예시 등을 활용하기에 적당한 개념지도 만들기 토론 방법이 떠올랐다.

개념지도 만들기 토론이란 개념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고 정리할 때 유용한 방법이다.

토론을 할 때는 토론의 형태나 주제가 무엇이든 토론의 핵심 개념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토론 구성원이 핵심 개념의 의미를 잘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구성원 간에 그 의미가 다르면 서로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개념지도 만들기 토론은 개념과 관련된 질문을 다양하게 스스로 던지고, 참여자들과 함께 개념을 이해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과정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주제 낱말을 두고 관련된 이미지를 그리거나 단어를 쓴 다음 주제어의 예시나 뜻, 비유, 질문 만들기 등 주제어에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

최근 '모든 생활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차별금지법'의 입법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민 인권 의식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와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맞붙고 있다.

차별은 상대를 나와 동일시하지 않는 타자화에서 비롯된다. 내가 속한 영역의 이면만 들여다보면 그 너머의 영역을 상상하지 못한다. 결국 차별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 숱한 혐오를 낳고 이는 양분화된 사회를 부추기고 있다. 차별은 사회, 정치,경제, 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고 그로인해 차별의 범위는 광대하다.

성소수자, 장애인, 한부모, 다문화 등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받고 있고 단지 여자라서, 아이라는 이유로(노키즈존) 차별받는 사례도 있다. 차별은 이미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이들과 본격적인 토론 이야기로 이어갔다.

성차별 이야기에 앞서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이나 주변에서 목격했던 사례들에서 차별에 대한 이미지나 단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단어들을 제시하며 단어의 뜻과 한자어를 찾아보고, 자신이 생각한 기준으로 단어들을 유목화 해보기로 했다. 제시한 단어는 '혐오, 질투, 방해, 노예, 효도, 학교'였다.

흔히 쓰는 단어들이라 뜻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고, 한자어는 한 단어씩 맡아서 크게 써보기로 했다. 이리저리 단어를 유목화하면서 아이들의 탄성이 들려온다.

"여자(女) 한자가 들어간 단어는 안 좋은 뜻이 많아요." "아들(子) 한자는 특별히 나쁜 뜻이 없어요."

역사적으로 거의 모든 문명에서 딸보다 아들을 선호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 그런 이유로 한자가 만들어진 당시 배경에도 이런 요소가 적용했으리란 점을 유추해보고 관련된 기사도 찾아 읽어보았다. 자신은 차별을 겪은 적은 없다며 고개만 갸웃거리던 아이도 평소에 사용했던 단어에 성차별 뜻이 담겨있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평소에 사용하는 단어 중에 성차별의 뜻이 있는 것이 더 없을지 각자 검색해보고 공유해보도록 했다. 그러던 중 '시민들이 바꾼 성차별 언어들'이란 기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성차별 언어 옆에 바뀐 성평등 언어를 가린 후, 해당 단어가 왜 성차별 언어가 되는지 생각을 적고, 나만의 성평등 언어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차별 개념지도를 완성하며 수업 주제를 정리했다.

수업 후 아이들의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세상의 차별을 모두 없애는 일은 아주 오래 걸리겠지만 나부터 그리고 함께 조금씩 생각을 바꾸며 상대를 배려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수업은 이렇게 진행했어요

▷차별에 관련된 자신만의 생각이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교사가 제시된 단어들의 뜻(한자)을 찾아보고 유목화 시키기

▷차별과 관련된 기사 읽고 공유하기

▷나만의 평등한 언어를 만들고, 개념지도 활동지에 주제어에 대한 정의, 가치, 예시, 질문 등을 정리하기

▷자신의 활동물을 발표하고, 소감 나누기



▶ Tip

▷주제어에 대한 상대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서로의 의견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토론해 보기

<제주NIE학회 연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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