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의료체계 변화와 도전] (상) ‘생명 수호의 첨병’ 24시간 쉬지 않는 응급 핫라인
제주도 응급의료지원단 지난해 3959건 이송 지원
핫라인 구축 환자 치료 가능 의료자원 신속 파악
내년까지 제주형 응급의료정보시스템 구축 계획
작성 : 2025년 07월 22일(화) 06:00
[한라일보]제주지역 의료 인프라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9명으로 전국 평균에 못 미치고, 난치성 질환을 전문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이 도내에는 전무하다. 더욱이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환자를 다른 지역 의료기관에 전원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제주도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추진되는 대책을 세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지난 1월 26일 오후 2시쯤 도내 한 목욕탕에서 사람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119가 접수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환자가 통증에만 반응하는 등 의식이 저하되고 산소포화도 수치가 떨어지자 서둘러 치료할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급대가 맨 처음 환자를 이송하려던 병원은 의료장비와 배후 진료과 문제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배후 진료는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의 질환을 전문적 진료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심근경색으로 생명이 위독한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응급의학과 전문의로부터 1차 진료를 받은 뒤 심장내과 또는 흉부외과 의사 등 해당 질환을 전문 치료하는 의사로부터 배후 진료를 받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의식 저하는 머리 또는 심장 쪽 문제일 수 있어 해당 환자는 생사를 다툴 수 있던 상황. 제주도 응급의료지원단은 도내 의료기관, 소방당국과 구축한 이송·전원 핫라인을 가동해 배후 진료까지 가능한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이어 해당 환자는 지원단이 안내한 병원에서 응급 처치와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제주도 응급의료지원단(이하 지원단)은 이름처럼 도내 응급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료대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 가동됐다.
지원단의 핵심은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아 헤매지 않고 제 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중증환자 발생 시 119구급대가 병원 선정까지 전담했다. 그러나 병원마다 병상과 전문 의료진 근무 상황이 다르다 보니 환자 수용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데 시간이 지체됐다. 지원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기관과 의료기관, 제주도 사이 '이송·전원 핫라인'을 구축했다. 지원단은 각 병원별 전문의 당직 근무 상황을 매일 파악하고 있어 구급대가 지원 요청을 하면 환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어디인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지원단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 한 해에만 총 3959건의 환자 이송·전원을 지원했다.
응급환자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선 의사 당직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실은 24시간 돌아가지만 다른 진료 과목은 병원마다 전문의 확보 수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도는 당직체계 유지를 위해 흉부·대동맥 응급질환 등 5개 중증질환에 대해선 당직 의사를 둘 경우 지원금을 주고 있다.
또 응급 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해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서귀포의료원에 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헬리포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가 안정적으로 뜨고 내릴 수 있는 전용 계류장과 격납고도 최근 마련했다.
제주도는 더 나아가 각 병상과 전문의 근무 상황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구축도 계획 중이다. 도 관계자는 "내년까지 제주형 응급의료 정보시스템을 구축되면 당직 근무표를 보고 이송 가능 병원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기관별로 동원 가능한 의료 자원을 전산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이송 체계가 진일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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