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그래서 그랬나 보다
작성 : 2025년 07월 08일(화) 04:30
[한라일보] 그래서 그랬나 보다 (Ⅰ)
지난 5월에 있었던 올해산 마늘수매가격 생성과정이 그렇다는 얘기다. 건조장과 저온장고 등 마늘산지농협으로써 마땅히 구비해야 할 기반시설들을 어느정도 갖추어 지자 여기에서 발현된 자신감으로 사상초유의 마늘수매가격을 제시하기에 이르른다.
도내 최대 마늘주산단지인 대정농협에서는 올해 마늘수매가격을 1㎏당 4300원으로 정했다. 이는 2023년(3200원)보다 110원이 그리고 지난해(3800원)보다 500원이 더 많은 수매가격이다. 물론, 국내 마늘재고량 부족에서 오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지난 5월에 준공된 월동채소류 출하조절센터가 주는 자신감이 작용했던 것 같다.
전체 80억원(국비 32억원, 도비 24억원, 자부담 24억원)이 투입된 이 조절센터는 대정읍 전체 생산량의 20%에 가까운 저장능력을 갖추었을뿐만 아니라 50여 평에 달하는 차압순환방식을 가진 마늘건조장외에도 1600t에 달하는 깐마늘 가공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그야말로 마늘산지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200여 평에 달하는 선별작업장은 딥러닝(인공지능) 색채선별기와 굴림방지용 반달패드를 채용해 깐마늘 품질을 한껏 올려 놓을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공정을 거친 고품질 깐마늘은 도내는 물론 전국에 위치한 하나로마트를 통해 소비자와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Ⅱ)
지난 주말 결혼피로연이 있어 고향에 갔다가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5만평에 가깝게 마늘농사를 짓는 이 친구는 종자 선별시기가 되면 늘 고민에 쌓인다. 워낙 경작면적이 큰 편이라 인건비 또한 그 만큼 클 수밖에 없는 그로서는 작목전환에 대한 고민이 남다르다.
3년 전부터 슬금 슬금 작목을 바꿔가더니 이제는 양파, 양배추, 브로콜리 등 양채류 면적이 이미 그 반을 넘겼다. 이랬던 그 친구가 마늘수매가격이 ㎏당 4300원에 달하자 생각이 달라졌는지 마늘종자를 추가로 확보하려 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파종에서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기계작업이 어려운 마늘농사는 대부분 일손을 빌려야 해서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일부 면적에 양배추, 양파 등으로 작목을 바꿔 농사를 지어봤지만 생육상황이나 시장상황에 따라 산지폐기를 해야 하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그렇지만 마늘 수매가격이 ㎏당 4300원이면 마늘농사만큼 안정적인 농사는 없다. 매년 평당 6~7㎏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를 ㎏당 수매단가를 곱하면 평당수입은 최고 3만원이 된다. 이 정도 수매가격이면 농가입장에서 자신의 소득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작목은 마늘이 유일하다."
이 친구의 답변처럼 안정적인 마늘농사를 유지하는 것은 양배추, 양파 등 양채류에 대한 과잉생산을 예방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서로 상생하는 제주도의 새로운 작목지도가 그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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