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폭염에 손님 뚝”… 상인들의 힘겨운 여름 나기
제주시민속오일시장 7일 장날에도 가게마다 ‘한산’
도 전역 연일 폭염 특보 발효로 시민 발걸음 없어
“얼음값만 하루 2만원… 코로나19 때보다 힘들어”
작성 : 2025년 07월 07일(월) 14:31

7일 오전 무더위 속 한산한 제주시민속오일시장.

[한라일보] “사람이 아예 없어요.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한 것 같아요.”

제주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7일 오전 제주시 도두1동 제주시민속오일시장. 32℃를 육박하는 무더위에 시장 안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했다.

상인들은 연신 부채질을 해대며 손님을 기다렸다. 냉방기 설치가 어려워 선풍기에만 의지한 채 겨우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채소가 시들까 봐 물을 뿌려대는 상인도 있었다.

높은 온도에 상하기 쉬운 수산물 상인들은 더욱 울상이다. 하루 얼음값만 2~3만원에 달하고, 어획량도 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시작된 경기침체 여파가 여전하다는 상인도 있었다.

어머니와 생선 장사를 하는 김경미씨(43)는 “날이 너무 더워서 얼음이 녹기 전에 계속 채워 넣고 있다. 얼음값도 상당한데 요즘 생선 자체가 안 잡히고 있다”며 “비상계엄 이후에 손님들이 끊기더니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18년째 생선을 판매하고 있는 이도유(43)씨는 “생선은 잘 상하니까 냉장고에 보관하고, 금방 팔리는 것들만 꺼내놓고 있다”며 “더우니까 사람들이 시장을 찾지를 않는다. 코로나 때보다도 더 장사가 힘들어서 민생회복지원금이 나와도 그때 반짝하고 말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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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난씨(73)는 건설경기로 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김씨는 “건설 노동자들이 와서 밥도 먹고 해 줘야 장사가 되는데 사람들이 일할 데가 없어서 그런지 손님이 끊겼다”며 “더우니까 사람들이 밖에서 밥을 안 먹는다. 인건비도 밀리고 겨우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 채소를 납품하는 김수자씨(72)는 “요새 식당 장사가 안되니까 채소도 안 팔린다. 오늘 안에 못 팔고 남으면 아는 식당에 떨이 판매를 하는데, 그래도 남으면 버릴 수밖에 없다”며 “여름이니까 채소가 금방 풀이 죽어버려서 골치 아프다”고 전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제주도 동부 지역에 폭염경보를, 제주도 서부·남부·북부·중산간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제주지역에서는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작업장에서는 체감 온도가 더 높을 수 있어 시원한 물과 그늘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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