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서부의 대표 오름인 새별오름이 정비 공사로 탐방로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탐방로 옆 야초지의 맨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집중호우 시 토사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한라일보 취재 결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동쪽 탐방로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면서 우측 야초지를 모두 밀어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풀이 무성한 맞은편과 대조를 보이며 울퉁불퉁한 흙바닥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새별오름은 봄·가을 탐방객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다. 탐방객 증가로 오름 훼손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난 2020년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자연휴식년제 적용 대상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이날 새별오름에서 만난 여행가이드 A씨는 “원래는 양쪽 모두 풀이 자라 있어야 하는데 최근에 풀이 잘린 것 같다”며 “여행객들과 오면 미관상으로도 안 좋고 비가 오면 흙이 쓸려내려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B씨는 “오름에 공사하면서 풀이 밀린 것 같은데 양쪽 다 풀이 무성한 게 정상”이라며 “사람들이 올라가다가 다칠까봐 민원이 들어와서 손잡이 설치 공사가 진행된 걸로 안다”고 했다.
또 오름 곳곳에서 탐방객들이 버리고 간 페트병과 신발 깔창 등 쓰레기가 발견됐다. 탐방로 야자 매트 일부는 닳은 채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탐방로 방문객 안전 문제로 난간 설치 작업이 이뤄졌다. 난간 설치에 포클레인을 투입하기 위해 탐방로 옆 풀 제거 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야자 매트 교체는 서쪽 탐방로는 지난해 상반기에, 동쪽 탐방로는 올해 상반기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일반 공원 등 야자매트 교체 수명은 4~5년인데 반해 많은 탐방객이 찾는 새별오름은 1년 반~2년이면 야자매트가 모두 닳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탐방로 훼손 문제는) 난간 설치를 위해 일시적으로 풀을 제거한 것이고, 여름철에는 풀이 금방 자라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비가 많이 내려 안전 우려가 생기면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편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지난 1일 ‘오름 관리 실태’ 성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리기관이 없는 오름 대부분이 미흡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제주도에 10건의 개선·권고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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