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한우 소비 줄고 경영비는 뛰고 '한숨'
2020년 도외 반출 도축량 17%서 지난해 32%까지 늘어
코로나 때 가격 오르자 농가 입식 늘렸는데 소비는 '뚝'
행정서 도외 운송비 지원 중인데 서귀포시는 벌써 바닥
작성 : 2025년 06월 25일(수) 18:36
[한라일보] 제주에서 사육 중인 한우 10마리 중 3마리 이상이 제주가 아닌 도외로 반출 도축되고 있다. 한우의 도내 소비 침체가 주된 원인인데, 한우 운송비 추가 부담에다 일부에선 적정 도축시기인 30~32개월을 넘겨 도축하면서 안그래도 급등한 사료값 부담 등 한우농가가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축 한우는 1934마리다. 제주시 지역 1048마리, 서귀포시 지역 886마리다. 이 가운데 도외 반출 도축량은 32.8%(634마리)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주 한우가 도외로 반출돼 도축되는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가정 등에서의 한우 소비가 늘며 농가에서 입식을 늘려 지난해부터 본격 출하기를 맞았는데 경기 부진과 맞물려 한우 소비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최근 몇년 동안 제주 한우의 도외 반출 도축 비중 확대는 통계에서 드러난다.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도축 한우 7360마리 중 도외 반출 도축 비중은 20.8%였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에는 6141마리 중 16.6%, 2021년 6225마리 중 19.0%, 2022년 6636마리 중 19.5%, 2023년 6487마리 중 19.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이전보다 1000마리 이상 많은 8092마리가 도축됐고, 이 가운데 32.1%가 도외 도축 물량이다.

특히 서귀포시 지역의 사정이 더 심각하다. 도외 도축 비중이 2019년 24.4%에서 2024년 42.6%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36.8%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2019년 16.7%에서 2021년 5.4%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 9.6%, 2024년 22.9%로 늘었고 올해 1분기는 29.4%로 나타났다.

한우 소비가 위축된 반면 생산비의 42% 정도를 차지하는 배합사료(25㎏) 평균가격은 2020년 1만500원에서 국제 곡물가 상승 여파로 현재 1만3000원대로 올랐다.

이처럼 도외 반출 도축 한우가 늘면서 행정시는 마리당 운송비 20만원 중 12만5000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제주축협과 서귀포시축협에서 지원하고 있다. 제주시는 2023년 147마리에 1838만원, 2024년 684마리에 8550만원의 운송비를 지원했고 올해는 1억2000만원(960마리)의 예산을 편성했다. 서귀포시는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5000만원(400마리), 7500만원(600마리)을 지원했는데, 올해는 예산이 1300만원(104마리)로 줄면서 일찌감치 바닥난 상태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한우 소비 부진과 사료값 상승으로 어려움이 큰 한우농가의 부담 경감을 위해 배합사료 물류비 지원액을 지난해 3억원에서 올해는 1차 추경까지 포함해 총 6억원을 확보했다"며 "도외 출하 운송비는 2차 추경에서 확보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도내 한우 사육 두수는 2017~2020년 연속 3만4700~3만5400마리에서 소폭의 증감을 보이다 2021년 3만6501마리, 2022년 3만8567마리에서 2023년에는 3만9745마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3만9294마리로 소폭 줄었고, 올해 1분기 기준 3만7819마리(제주시 2만932마리, 서귀포시 1만6887마리)를 사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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