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교과서·졸업앨범… 제주 학교의 옛 흔적들
제주교육박물관 개관 30주년 특별전 '유물, 수장고를 나오다'
1890~1980년대 자료 60여점… 현중화·김석익 병풍도 전시
작성 : 2025년 06월 22일(일) 14:41

지난 20일 찾은 제주교육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강기리 학예연구사가 1950년대 학교 시험지나 안내장을 인쇄하던 등사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빛바랜 교과서와 졸업앨범, 학생들이 만든 학교잡지인 교지 창간호, 학교 시험지나 안내장을 찍어내던 등사기, 각양각색의 도내 학교 배지와 마크, 그리고 가파도 학교종까지.

지난 20일 찾은 제주시 이도2동 제주교육박물관 기획전시실은 옛 제주 학교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났다. 제주교육박물관이 개관 30주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 '유물, 수장고를 나오다'이다.

1995년 4월 문을 연 제주교육박물관은 제주교육과 관련한 교과서와 교수자료, 고문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보존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물관 3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제주교육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60여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의미가 담긴 자료를 기증한 이들을 위한 자리이기도하다. 박물관의 소장자료는 지난해 말 기준 모두 3만9600여점이 넘는다. 이 중 약 86%가 기증자료다.

한평생 몸담았던 교직을 떠나며 교사들이 남긴 학교 교육계획서, 학창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학생의 교과서, 부모의 흔적이 담긴 낡은 졸업앨범까지 이같은 기증자료는 박물관의 밑거름이 됐다. 강기리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에는 소중한 의미를 지닌 기증자료들이 상당하다"며 "그동안 박물관에 자료를 기증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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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 '유물들의 이야기'에선 근대 이후부터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등 189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교과서, 졸업앨범, 수업증서, 통지표, 등 제주 학교 문화와 생활에 관한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그동안 전시공간의 제한으로 상설전시실에서 공개하지 못한 제주 대표 서예가 소암 현중화의 병풍과 일제강점기 제주 출신 향토사학자 김석익의 병풍도 선보인다. 등잔대, 향합, 되, 짚신, 떡구덕 등 제주인의 삶의 모습이 담긴 민속자료도 전시한다.

2부 '사람들의 이야기'에선 박물관 30년의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자료와 함께 김후배 전 제주교육과학연구원장, 고운진 전 제주학생문화원장, 김보은 전 제주교육박물관장, 도내 학교 배지·마크를 기증한 영구마크종합상사 김영철씨 등의 인터뷰가 담긴 영상도 선보인다.

김명기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근대학교가 설립되고 이후 일제강점기와 제주 4.3의 시련과 역경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제주교육이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여러 세대가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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