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제주에서 군인·기자 등을 사칭한 사례가 잇따른 가운데, 최근 대학교 교직원을 사칭한 사례가 추가로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에서 행사기획사를 운영하는 유모씨(30대)는 지난 7일 제주대학교 기획처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이틀 뒤인 9일에 열리는 ‘제주대 후원인의 밤’ 식전 행사 대행을 요청하면서 천막과 커피차, 간식 등의 납품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남성은 제주대 소속 명함과 교직원증, 고유번호증과 함께 견적서 등을 전송했다. 금액은 간식(훈제 닭다리) 920만원, 천막 319만원, 커피차 420만원 등 총 1659만원에 달한다.
그는 이어 제주대의 후원사라며 서울 소재의 한 식품 유통업체를 소개했다. 업체는 유모씨에 “1~2시간 내에 입금을 완료해주면 닭다리를 행사 당일까지 보내겠다”면서 현금 입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입금 전, 유모씨는 기획처장이라고 소개한 남성의 명함 속 전화번호가 자신과 연락하던 번호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명함 속 연락처로 통화를 시도하니 아예 다른 사람이 받으면서 사칭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교직원 사칭 사례에서 해당 남성이 소개한 식품 유통업체는 다른 지역 사칭 사례에서도 언급됐던 업체였다. 충남 천안에서는 자신을 단국대학교 교직원으로 소개한 뒤 같은 식품 유통업체를 연결해 훈제 닭다리 납품을 요청한 일이 다수 있었다.
비슷한 사례가 지난달 충북에서도 발생해 학교 측이 피해 예방이 나서기도 했다. 충북대학교는 교직원을 사칭해 해당 지역 정육업체에 접근한 사례가 알려지자 “충북대 교직원을 사칭해 물건의 대량 구매를 시도하는 사례가 발견돼 주의를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유모씨는 제주대 측에 교직원 사칭 사실을 알렸으나 제주대 측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제주대 관계자는 “현재 사칭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 한번뿐”이라며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모씨는 “다행히 입금하지 않아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소상공인들은 이런 피싱 사기에 쉽게 걸려들 수밖에 없다”며 “제주대학교 측에서 사칭으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사실을 안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일 유모씨의 신고를 받은 서귀포경찰서는 사기미수 혐의로 해당 남성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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