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제주 김효선 시인 첫 산문집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졌다'
여러 사물과 인접했던 삶… 그 관계의 이야기
작성 : 2025년 06월 19일(목) 10:27
[한라일보] "어떤 관계는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그 옷을 버리지 못한다. 너덜너덜해서 목이 늘어나도 눈 뜨면 매일 그 옷으로 갈아입는다. 끊어내기 힘든 관계. 길들인다는 것. 몸이 자동으로 반응한다. 발을 다 자르고도 멈출수 없는 본능이 있는 거처럼. 모든 길은 뱀을 닮아있다."(뱀 '단호한 세계와 여자의 바깥' 중)

제주 시인 김효선이 첫 산문집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졌다'를 펴냈다. 그의 삶 속에서 관계를 맺은 여러 사물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동식물을 비롯해 여러 사물과 인접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다. 시인인 그가 시적 순간이 발화된 배경에서부터 제주의 바람과 뱀 골목 바다 집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과 연관된 제주의 풍광들을 글로 펼쳐진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25편의 글이 실렸다. 불, 흙, 돌, 바람, 뱀 , 꿈, 길 등 다양한 소재로 한 글들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엮었다.

저자는 "어린시절엔 잘 몰랐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내 주변의 많은 사물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게 됐다"며 "그것들은 따라 떨어진 것들이 아닌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었고, 인간은 인간을 비롯한 주변 여러 사물과 동식물과 관계를 맺으며 희로애락의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2004년 '리토피아'로 등단한 김 시인은 시집 '서른다섯 개의 삐걱거림', '오늘의 연애 내일의 날씨', '어느 악기의 고백'을 냈다. 시와경계 문학상, 서귀포문학작품상, 서귀포칠십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제주대학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유악부.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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