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롤모델'이던 제주시 산지천 수질개선 "답 없나"
올 2분기 총인·총대장균군 등 Ⅲ등급 기준치 '간당간당'
수년째 도내 하천 12곳 중 최고치… 도심 악취·경관 훼손
토사준설·세척·그레이팅 설치에도 뚜렷한 개선효과 미미
작성 : 2025년 06월 12일(목) 15:50

2023년 12월 수질오염된 제주시 산지천 모습. 한라일보DB

[한라일보] 도심 자연하천 복원 성공사례로 서울 청계천의 롤모델이던 제주시 산지천의 수질이 최근 악화일로에 놓였다. 특히 토사 준설과 세척작업은 물론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는 인근 재래시장과 상점가 등에서 발생하는 오수의 직접 유입을 막기 위한 그레이팅 설치에도 뚜렷한 개선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유수하천 12곳에 대한 올해 2분기 수질조사 결과, 대부분 양호한 수질을 보였다. 하지만 산지천은 총인(ℓ당 ㎎)과 총대장균군·분원성대장균군(이상 100㎖당 균 수) 등에서 모두 Ⅲ등급(보통)으로 기준치에 머물렀다.

총인은 지난 1분기 Ⅳ등급(약간 나쁨)에서 다소 호전됐으나, 여전히 도내 물이 흐르는 하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산지천의 총인은 수년간 제주시 애월읍 옹포천과 함께 1~2위를 다투며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총대장균군·분원성대장균군도 높은 밀도를 보이며 도내 유수하천 가운데 가장 나쁜 Ⅲ등급을 보였다.

올해 1~2분기 변화 수치는 ▷총인 0.226→0.114㎖/ℓ ▷총대장균군 2900→2500/100㎖ ▷분원성대장균군 300→240/100㎖ 등이다. 지난해 1~2분기 변화 수치는 ▷총인 0.106→0.108㎖/ℓ ▷총대장균군 1600→4400/100㎖ ▷분원성대장균군 25→340/100㎖ 등이다.

다소 일부 호전은 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모두 '보통(Ⅲ등급)' 기준치에 턱걸이를 하는 형국으로 조금만 그 수치가 오르면 수질 오염도가 '나쁨' 단계로 곧바로 추락할 수 있다. 특히 산지천이 원도심을 관통하는 데다, 최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문시장과 접해 있어 악취는 물론 경관을 저해한다는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제주시가 토사 준설, 이물질 제거 등이 추진됐음에도 수질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지난해 초 산지천 바닥에 쌓인 토사 20t가량을 제거하고 자갈에 붙은 기름때를 세척했다. 또한 산지천으로 흘러드는 하수·우수관에 쌓인 각종 이물질과 기름때 15t을 제거했다.

이와 함께 시는 산지천으로 연결된 동문시장 내 하수관과 우수관 250m 구간을 특수카메라로 점검해 각종 폐수가 흘러들고 있는 점을 확인, 오수의 관로 유입 차단을 위해 집수구마다 미세한 구멍으로 물만 여과하는 그레이팅(특수 덮개)를 설치했다.

산지천사업은 1990년대 추진되며 산치천 위에 있던 건축물들을 철거하고 2002년에 옛 모습을 되찾으며 자연하천으로 복원됐다. 하지만 최근 수질 오염이 악화,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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