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최다 위원회 지자체 오명 씻어내자
작성 : 2025년 06월 05일(목) 00:30
[한라일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광역 지자체는 제주특별자치도다. 지속적으로 통·폐합에 나서고 있지만 올 들어서도 10개가 추가로 설치됐다. 제주에 산재해 있는 오름의 개수만큼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최다 위원회 광역 시·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설치·운영 중인 위원회는 36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150개가 채 안 되는 대구광역시와 전남보다 갑절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비와 신설을 통해 1개가 증가한 뒤 올해 10개가 신설되며 378개에 이르고 있다. '위원장' 감투를 쓴 인사들로 넘쳐나고 있다. 위원회는 법령 규정과 조례·규칙에 따라 설치되고 있다. 민선 8기 들어서도 도지사 발의 조례 8개와 의원 발의 조례 10개에 의해 위원회가 생겼다. 도의원들의 경쟁적인 조례 제·개정으로 인한 설치도 적잖다. 이중 20%가량은 1년에 단 한차례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3회 이상 개최는 40% 정도이다.
도정 운영에 있어 위원회의 역할은 불가피하다. 법령 규정에 따라 설치, 운영돼야 하는 것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설치만 해놓고 회의 한 번 없는 위원회를 양산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신설 최대한 억제와 폐지 및 존속기한 설정, 협의체 전환 등을 유도한다지만 '좀비 위원회'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위원회 신설과 폐지 업무를 담당하는 위원회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도정과 도의회의 위민행정은 관행이나 그릇된 행태에서 벗어나는데서 비롯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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