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폭 병풍에 수묵으로 담은 옛 북제주군의 비경
제주갤러리 특별기획전 호암 양창보 '바람의 섬과 붓끝 사이'
2003년 그린 '북군십경' 첫 공개… "동양화 바탕 제주 색채 담아"
작성 : 2025년 05월 30일(금) 15:27

처음 공개된 호암 양창보의 '북군십경'. 제주갤러리 제공

[한라일보]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행정구역인 북제주군의 풍경이 한데 담겨졌다. 호암 양창보 화백(1937~2007)이 2003년에 그린 10폭 병풍 작품 '북군십경'이다. 가로 5m에 이르는 한지 병풍에는 수묵담채로 표현한 북제주군의 비경이 그려졌다. 특히 해가 뜨고 노을이 지는 두 개의 태양을 그림의 양 끝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한 화면에 담아냈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있는 제주갤러리가 2025 특별기획전인 호암 양창보 개인전 '바람의 섬과 붓끝 사이'를 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가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양 화백이 평생에 걸쳐 제주의 자연과 인간 존재의 관계를 담아낸 회화 25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병풍 작품인 '북군십경'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된 작품이다.

양 화백은 1937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제주로 옮겨온 후, 서울대 재학 시절을 제외하고 평생을 제주와 함께했다. 그는 제주의 풍경을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삶과 시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사유하며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의 화풍은 동양화의 전통적 기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제주의 질감과 색채를 통해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창조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정현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양창보가 제주의 화가로서 남기고자 했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는 자리"라며 "그의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6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