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나무를 봤어
작성 : 2025년 05월 26일(월) 03:00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한라일보]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종종 제목들로 질문을 던진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등 인상적인 제목들은 영화의 속내를 얼핏 짐작하게 하면서도 지칭하는 것들의 불명확함으로 인해 관객들을 더 깊은 생각의 계곡으로 향하게 한다. 이 여정에서 내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닐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는 그것이 꼭 우를 범하는 일이 되지는 않는다. 우연히 들어선 숲에 꼭 필연이 있을 필요가 없기에 그저 눈 앞에 다가온 나무를 실컷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영화적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를 찾아 나서는 강행군을 각오할 필요 없이 뒷동산까지의 걸음의 모양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또 한 번의 경험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처음으로 제목 안에 미리 물음표의 자리를 만들어 둔 영화다.



삼십대의 시인, 그의 이름은 동화다. 그 이름이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으로 지은 이야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