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46)전립선암
전립선암, 조기 진단으로 뼈 전이 막고 삶의 질 높여야
작성 : 2025년 05월 16일(금) 02:00

사진 왼쪽은 전립선 절제술 전, 오른쪽은 전립선 절제술 후.

제주도 발생률 전국 하위 수준진행 느려도 60대 이상 발생 ↑뼈 전이 방치 시 합병증 우려<

[한라일보]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총 2만754명이 새롭게 진단됐고, 이는 전년도보다 1744명(9.17%) 증가한 수치로 모든 암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제주도는 특히 전립선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이 10만명 당 35.1명(2016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나, 2020년에는 38.1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후 2022년에도 전국 평균인 37.4명에 비해 낮은 31.9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비슷한 발생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높은 만성질환 유병률(비만, 음주, 흡연 등)과 더불어 지역 내 조기 검진과 건강 의료 접근성이 향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주 건강다이어리에서는 제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박경기 교수의 도움으로 전립선암과 뼈 전이 합병증에 대한 정보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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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60대 이후 급증하는 전립선암… 초기 증상 없어 조기 검진이 핵심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린 암종에 속하나, 60대부터 유의미하게 발생률이 증가해 70대가 전체 환자의 42.3%, 60대가 32.8%를 차지한다. 문제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환자들이 3기 이상에서 진단받는 비율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조기 진단 방법인 PSA(Prostate-Specific Antigen, 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는 간단하면서도 민감도가 높아 전립선암 조기 발견의 핵심 도구로 권장된다. 이외에도 MRI를 통해 전립선 내부의 종양 위치를 확인하고 융합 생검을 통해 이전보다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가 필요한 암과 그렇지 않은 종양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발달돼 잦은 조직 검사로 인한 감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재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인지도와 수검률을 높이는 노력이 지역사회 차원에서 요구되고 있다.

ㅣ제주대학교병원, 수술 후 회복률·재발률에서 우수 성과

제주도에서는 매년 평균 230명의 전립선암 환자가 새롭게 진단되고 있으나, 그중 평균 75명만이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수술 및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50%가 넘는 환자들이 여전히 서울행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현재도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서울의 대형병원을 선택하고 있지만, 제주대학교병원의 전립선암 수술 및 방사선 치료는 치료 합병증 회복률이 높고, 재발률이 낮은 안정적인 결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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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변 조직에 대한 최소 손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빈치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법의 적극 도입, 수술 전후의 개인별 맞춤 회복 프로그램 운영, 요실금 재활 관리 시스템 등은 환자 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고, 서울로 가지 않아도 충분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외에 거주하는 자녀들의 권유로 서울지역 병원을 신뢰하거나, 지역에서 암 진단을 받은 부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인해 제주대학교병원의 첨단 의료 서비스를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 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이어지는 고도화된 의료 환경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유사한 치료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는 현실은 여전히 안타깝다.



ㅣ뼈 전이는 전립선암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분기점

전립선암은 전이 시 가장 흔하게 뼈를 침범하며, 4기 환자의 약 75%에서 뼈 전이가 동반된다. 문제는 뼈 전이 자체보다도 이를 방치했을 때 발생하는 병적 골절, 척수 압박, 신경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이다.

이러한 합병증은 치료 이후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4기 진단을 받더라도 5년 생존율이 60% 이상으로 높은 편이므로,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어떻게 살 것인가'가에 대한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뼈 전이 합병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치료로 남성 호르몬억제 치료가 있을 수 있는데, 기존 주사 약물 이외에도 다양한 먹는 신약들이 현재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돼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다.



ㅣ제주도에서도 '지역 치료→지역 회복' 가능… "희망을 전달하는 의료"

한 예로, 5년 전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77세 남성 A씨는 제주대학교병원 외래에서 정기적 관리를 받던 중 허리 통증으로 내원해 뼈 전이가 확인됐고, 이후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6개월 이상 합병증 없이 생활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동네를 산책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암 진단만으로도 충격을 받는 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에서 치료와 회복까지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는 앞으로도 서울 못지않은 수술 성과와 환자 중심 치료 시스템으로 제주도민에게 희망을 주는 진료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건강Tip] 자연이 준 건강한 선물, 고사리

고사리는 양치식물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봄철 귀한 나물로 여겨졌다. 제주에서는 음력 삼월삼짇날 즈음 비가 자주 내리는 '고사리 장마'가 지나고 나면 고사리 꺾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시기의 고사리는 줄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가장 맛이 좋고, 양도 풍성해 채취하기에 제격이다. 제주의 붉은 화산토와 습윤한 기후는 고사리가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덕분에 '제주 고사리'는 전국적으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채취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고사리는 줄기가 퍼지기 전,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길이일 때 꺾는 것이 좋다. 너무 자란 고사리는 질기고 쓴맛이 강해지므로 적기에 채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꺾은 고사리는 바로 삶아야 쓴맛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제주에서는 고사리 철을 맞아 '고사리 꺾기 체험 행사'도 열리고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들판에 나가 고사리를 꺾고, 나물 요리를 배우는 경험은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다.

영양적인 면에서도 고사리는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고사리 100g에는 약 4~5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하루 권장 섭취량의 20% 이상을 충족할 수 있다. 또한 고사리는 단백질도 풍부해 채식 위주의 식단에 유익하며, 칼륨 함량이 높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고혈압 예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철분도 다량 함유돼 빈혈 예방에 좋고, 칼슘은 뼈 건강 유지에 기여한다. 비타민 A, C, B1, B2 등 다양한 비타민이 면역력 향상과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생고사리에는 자연 독성물질인 '프타퀼로사이드(ptaquiloside)'가 소량 존재한다. 이는 생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으나, 열과 물에 약해 충분히 삶고 우려내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5~10분간 데친 뒤, 찬물에 여러 번 헹궈 독성을 제거한다.

고사리는 조리법도 다양하다. 가장 손쉬운 요리는 고사리나물 무침이다. 삶은 고사리를 물에 우려낸 뒤 적당히 잘라 다진 마늘, 국간장,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된다. 밥에 비벼 먹기에도 좋고, 반찬으로도 손색없다. 또 다른 대표 요리로는 고사리육개장이 있다. 소고기와 고사리, 대파, 숙주 등을 넣어 푹 끓여내면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난다.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닭고기를 활용해도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이 외에도 고사리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비빔밥에 넣어 풍성한 봄철 한 끼를 완성할 수 있으며, 고사리를 잘게 썰어 부침개 반죽에 넣어 고사리전을 부쳐 먹으면 별미로 손꼽힌다. 구수한 된장국에 고사리를 넣으면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지고, 잡채에 고사리를 더하면 씹는 맛과 향이 더해져 특별한 풍미를 낸다.

고사리는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 덕분에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우러지므로, 제철에 채취해 다양한 요리로 입맛과 건강을 챙겨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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