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해양탐사 제주바다, 그 변화의 기록] (1)프롤로그
지난 10여년 동안 제주바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작성 : 2025년 04월 22일(화) 02:20
수온 상승으로 새 해양생물 유입·자원 감소 동시 진행2011~12년 '마을어장'·'조간대 탐사' 자료 활용 탐사수중 생태계 변화상 비교·조사, 바다회복 사업도 점검해양수산연구 전문기관 공동 참여… 위기 극복 방안도



[한라일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제주바다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은 해양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새로운 해양생물의 유입과 기존 생물종의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육상 오염원의 제주바다 유입은 제주바다의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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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제주바다를 회복시키기 위한 각종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피해 규모와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해양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초과한 상태이다.

 

 ㅣ수온 상승, 뜨거워진 바다

지난해 우리 바다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8.74℃로 최근 57년간(1968~2024년) 관측된 수온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최고기록인 2023년의 18.09℃보다 0.65℃ 상승한 수치이다.

해역별로는 동해 18.84℃, 서해 17.12℃, 남해 20.26℃ 등 모든 해역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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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한 우리나라 주변 광역해역(북서태평양)의 연평균 표면 수온도 21.11℃로 최근 25년(2000~202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우리 바다 주변의 표층 수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이유로는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 여름과 가을 사이 한반도 주변에서 지속된 강한 폭염 현상과 함께 적도 인근 저위도에서 유입된 해류에 의한 열공급 증가 등이 꼽힌다.

세계기상기구(WHO)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이 근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산업화 이후 1.55℃ 상승)을 보인 해로 확정했으며, 전 세계 해양의 표층 수온과 해양열용량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제주바다의 수온은 2015년 약 17.2℃에서 2024년 약 18.74℃로 지난 10년 동안 약 1.5℃ 상승했다. 1년에 평균 0.15℃씩 오르고 있는 셈이다. 1968년 이후 50년 동안 우리나라 연안 수온은 평균적으로 10년마다 약 0.5~0.6℃ 상승했는데, 제주바다는 우리나라 연안 중에서 가장 빠르게 수온이 상승하고 있다.



 ㅣ아열대 어종 증가

제주바다의 수온 상승은 아열대 어종의 출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립수산자원연구센터가 2017년부터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어린 물고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 점다랑어, 몽치다래, 만새기 등의 알이 채집되는 범위가 넓어졌으며, 개체 수의 밀도 또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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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2021년에 독도 인근에서 처음으로 채집되었던 참다랑어 알이 2024년에는 제주도 남부를 포함하여 남해안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출현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10년 동안 제주연안에서 포획한 어류 177종·2만544마리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42%인 74종·1만266마리가 아열대 어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열대종인 거품돌산호와 분홍멍게도 제주 해역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ㅣ고수온 피해 증가

제주 바다의 고수온 피해도 매년 심화되고 있다.

2024년 제주지역은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고수온이 지속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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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도내 육상양식장 78개소에서 221만5000마리·53억원(어업인 피해추정 금액 284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연도별 고수온 피해는 2020년 14건·2억4000만원, 2021년 5건·3억4000만원, 2022년 26건·19억3000만원, 2023년 57건·46억5000만원이다.

제주지역의 고수온 발생일수(주의보~해제)는 2020년 22일에서 2021년 35일, 2022년 62일, 2023년 55일, 2024년 71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ㅣ육상 오염으로 인한 황폐화

하천 등을 통해 유입되는 육상 오염원은 제주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이는 제주해녀들의 삶의 터전인 마을어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 강수량 증가에 따른 토사 유입, 농약과 비료성분이 포함된 지표수 유입 등이 마을어장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해조류 군락과 어패류 서식지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있다. 바닷속에서는 무절석회조류가 수중암반을 덮는 갯녹음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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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육상 오염원이 바다의 생태적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제주바다는 점차 본래의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2010년 제주지역 소라생산량은 2400여t이었으나 2020년에는 1500여t으로 감소했다. 갯녹음 이 생기면서 해조류가 사라져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본보는 지난 10여 년 간의 제주바다 변화를 기록하고 그 원인과 의미를 묻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11년 실시한 '제주마을어장 수중탐사' 자료와 2012년 진행된 '제주바당 조간대 탐사' 자료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당시 기록된 해조류 분포 등 해양생태계 현황을 바탕으로 오늘날 제주바다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비교·조사할 예정이다. 제주바다를 회복시키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복원 사업의 효과에 대해서도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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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조사에는 제주도내 해앙수산연구 전문기관인 제주자치도해양수산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우리가 남긴 흔적과 시간이 만들어낸 제주바다의 변화를 따라가며, 또 다른 10년 뒤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 보고자 한다.

< 해양탐사취재팀: 고대로 편집국장·오소범기자 / 수중영상촬영: 오하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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