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설레거나 두려운… 새로움의 경험
마음 달래줄 세 권의 그림책
작성 : 2025년 03월 14일(금) 03:00
[한라일보] 새학기, 새봄. 3월은 새로움을 써내려가는 달이다. 새로움의 경험에 대해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으로,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으로, 다양한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새로운 시작에 나서는 이들의 마음을 따스이 달래줄 그림책을 담아본다.



l 감정 서커스-내 그림자와 마주하는 곳

우리 마음 속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다. 마음 속 그림자는 그곳에 머무르는 걸 좋아한다. 리카는 그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자신의 그림자에 신경을 써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리카의 그림자가 이상하게 굴기 시작한다. 제멋대로 행동해 눈길을 끌려하고 몸을 더 크게 부풀려 겁을 주는 그림자를 리카는 외면하려 한다. 그러다 그림자 골짜기에 커다란 서커스 천막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책은 피하고 싶은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과 마주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를 그린다. 브란코비치 작가가 펴낸 새 그림책이다. 리디아 브란코비치 글·그림, 장미란 옮김. 책읽는곰. 1만5000원.



l 귤이랑 노래해

가족과 제주로 여행 온 규리가 집에 가고 싶어 투덜거린다. 그런 그 앞에 데구르르 구르기를 잘하는 노란 귤이 다가와 말을 건다. 말할 기분이 아닌 규리를 따라가며 귤이 계속 종알거린다. 돌담길을 지나 바다에 도착한 귤은 규리에게 말을 건넨다. "나랑 같이 노래 부를래?"

이 책은 제주에서 우연히 만난 귤이랑 노래하고 친구가 되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어린이들이 계절의 특징을 익힐 수 있도록 '계절 시리즈' 그림책을 만들어 온 작가는 이번에는 고향을 배경으로 그려 제주를 '누구나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곳'으로 전하고자 했다. 김미희 글·백유연 그림. 다그림책. 1만5800원.



l 겨울 들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이상교 시인의 시 '겨울 들판'과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지경애 그림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겨울 들판을 기차로 여행을 떠나는 한 여인의 눈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을 담백하고 잔잔하게 그렸다.

그림과 장면 하나하나가 그 속에 오래도록 머물며 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어떤 이에게는 기차 안에서 보이는 겨울 들판이 텅 비어있고 차가운 들판으로 보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여러 계절 동안 많은 생명을 키우느라 분주했던, 다시 초록으로 물들 봄을 기다리는 들판으로 보인다. 이상교 지음·지경애 그림. 도토리숲. 1만8000원. 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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