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쨍쨍의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삶은 여행…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죠"
작성 : 2025년 02월 28일(금) 04:30
[한라일보] 20일이 아닌 20년이다. 혼자서 세계 여행을 한지 말이다. 26년 넘게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학교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세계 여행길에 올랐다. 올해로 65세. 여전히 세계를 유랑 중인 그녀 '쨍쨍'이다.
단번에 결정한 일은 아니었다. 언젠가 우연히 보게 됐다는 세계 일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속 이야기는 막연한 꿈같던 일에 두근대게 했다. 그래도 결심을 주저하던 그녀에게 꽂힌 말, "어휴, 니 그 돈 언제 다 쓸래?!"였다. "맞아! 내가 번 돈이니 쓰자. 떠나자, 내 좋아하는 여행하러!"
""돈이 얼마나 많으면 저런 글을 쓸까? 돈 자랑하냐?" 하실 분이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시라. 돈이 있다고 모두가 다 세계 여행을 떠나던가? 아니다. 그러니 벌어둔 돈, 무덤에 가져갈 수 없으니 살아 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쓰자는 취지의 글이다. 내 경우에는 그것이 여행이었으니, 여행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을 낸 것일 뿐이다." (책 서문 중)
모두 2부로 구성된 책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는 그녀의 쨍쨍한 여행기다. 그때그때 가고 싶은 곳을 여자 혼자 갔던 기록이기도 하다. 목차 바로 뒤에 붙은 세계 지도에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까지 그가 누볐던 세계 방방곡곡 26개 지점이 표시됐다. 쨍쨍은 이들 여행지를 '낭만과 사랑을 만난 곳', '우당탕탕 사건을 겪은 곳', '삶의 전환점을 맞은 곳' 등으로 안내하며 그 여행을 함께하게 한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에 있어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쨍쨍은 누군가 보여준 이름 모를 풍경 사진에 마음을 뺏겨 훌쩍 떠나기도 한다. 이런 호기심은 여행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모든 여행이 즐거울 수만은 없다. 그녀 역시 여권을 도둑맞아 불법 입국자 신세가 되기도 하고, 경비 계산을 잘못해 기껏 도착한 여행지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그래도 그 순간까지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있는 힘껏 사랑하는 것은 그녀의 여행 같은 '삶'의 원동력이다.
"이미 분노는 온데간데없고 우루과이 찬양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중략) 이것이 아마 나의 긴 여행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분노하다가도 바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가벼움! 분노만 하기엔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다."(본문 '분노에서 감탄으로 갈아타는 데 걸리는 시간' 중)
20년 전에 자신이 그랬듯 쨍쨍은 "언제가 되었든, 혼자서도 '쨍쨍'한 당신만의 여행을" 시작해보길 바란다. 삶이라는 여행에서 마음껏 헤엄치는 '그런 일'이 있길 바라면서. 달 출판사. 256쪽. 1만7500원. 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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