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결핵, 증상 없지만 방치 시 전염 위험고위험군, 조기 진단·치료 통한 예방 필수
[한라일보] 결핵은 기원전 고대 이집트 미라 화석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치명적인 감염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의 결핵환자가 발생했고, 130만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2023년 총 결핵 환자 수가 1만9540명 (10만명당 38.2명)으로 해마다 7.6% 감소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로 국가 위상에 비해 결핵관리 지표는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한편 제주도의 결핵 환자는 2023년 237명(10만명당 35.2명)으로 전국 평균보다는 적고 2022년에 비해 6.3% 감소했다. 이번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에서 제주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강지영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잠복결핵에 대해 알아본다.
▶결핵이란=결핵은 결핵균 (Mycobacterium tuberculosis, M.TB)이 인체로 들어와 일으키는 질병이다. 사람의 모든 장기를 침범하지만, 폐질환을 가장 많이 일으켜서 통상 결핵이라고 하면 폐결핵을 일컫는다. 폐결핵은 타인에게 전염이 가능한데,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비말핵을 공기 중에 배출하면 타인이 숨을 쉬는 과정에서 결핵균이 호흡기로 들어와 전파된다. 하지만 폐결핵 환자에 노출됐다고 모든 사람이 감염되는 것은 아니고 100명이 노출되면 이중 약 30명 정도가 결핵균에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감염 직후 1~2년 사이 결핵으로 발병하거나 대부분은 잠복결핵감염 상태로 있게 되는데 이중 약 10% 정도에서 살아가면서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와 같이 잠복결핵감염은 소수의 결핵균이 우리 몸에 들어와 있지만 인체의 면역 방어 기전에 의해 질환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로, 특별한 증상이 없고 흉부 X선 검사도 정상이며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세계 인구 70억명 중 3분의1에서 4분의1가량이 잠복결핵감염 상태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2017년에 시행된 집단시설 종사자 120여 만명 조사에서 잠복결핵감염자는 11.6%였고, 나이에 따라 검사 양성률은 증가해 20~29세는 5.5%, 40~49세는 23%, 60세 이상은 42%로 나타났다. 가끔 검진 흉부 X선 검사에서 비활동성이라는 문구에 대해 문의를 받는데 '비활동성 결핵'이란 말그대로 결핵균이 활동하지 않아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로 일반적으로 흉부 X선 검사에서 치유된 결핵 흉터가 있을 때를 말하며, 이와 반대로 결핵균에 의해 질환이 발생한 경우를 활동성 결핵이라고 한다.
▶잠복결핵의 진단=결핵은 주로 미생물 검사로 결핵균을 확인해 진단하지만 잠복결핵감염은 체내에 소수의 결핵균만이 존재해 이를 직접으로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잠복결핵감염 진단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결핵균에 노출된 후에는 균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된다는 원리를 이용한 간접적인 검사방법을 이용한다. 현재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uberculin skin test, TST)와 인터페론 감마 분비검사 (Interferon gamma release assay, IGRA)가 사용되고 있다. TST 검사는 피내에 결핵균에서 추출한 특정 단백질을 주입하고 48~72시간 뒤 피부의 팽진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고, IGRA는 혈액을 채취해 결핵균 항원에 노출시킨 뒤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 혹은 인터페론 감마를 분비하는 림프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결핵 예방을 위해 생후 1개월 내 BCG (Bacillus Calmette- Guerin) 접종이 필수인데, BCG 접종자는 TST 검사에서 위양성이 나올 수 있어, BCG 접종을 2회 이상 했거나 1세 이후 추가 접종을 한 경우 혹은 BCG 예방 접종력이 불확실할 경우에는 IGRA를 우선적으로 권고한다. 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IGRA의 민감도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해 잠복결핵감염 진단을 위해 IGRA를 권고하지 않는다. 두 검사 모두 결핵균에 대한 면역반응을 확인하는 것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