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심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전지훈련 포장
작성 : 2024년 11월 21일(목) 00:30
[한라일보] 올해 제주를 찾은 전지훈련 선수단이 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 10월 말 기준으로 3015개 팀, 5만1486명이 방문했다. 체류일수를 고려하면 제주를 찾은 전지훈련 선수단 연인원은 53만9457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334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제주특별자치도는 강조했다. 제주가 전지훈련 장소로 각광을 받는 데는 따뜻한 기후 여건이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속내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시설은 빈약한데 온화한 날씨만 믿고 오라는 얘기를 마르고 닳도록 우려먹고 있는 셈이다. 생선가게로 비유하자면 싱싱하거나 신선도가 유지된 생선이 없는 것이다. 경기장이 부족해 다수의 팀이 찾지 않으면서 연습경기 등 실전을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궂은 날은 실내에서 훈련해야 하는데 시설이 없어서 꼼짝없이 숙소에 머물다가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열악한 전지훈련 시설에 대한 대책마련은 없는 가운데 단순 숫자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체육시설 무료 이용과 스토브리그 운영, 체력강화 프로그램 지원, 상해보험 가입 지원 등 내년 전지훈련 유치확대를 위한 종합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지역특산물 위문품과 도내 직영 관광지 무료입장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감귤 제공과 관광지 무료입장이라니 안쓰러울 따름이다. 전지훈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싶지만 예산이 부족한 걸 모르는 바 아니다.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씩 챙겨나가는 방법밖엔 없다. 머지않아 전지훈련 선수단이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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