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골에 빗물 유입 흔적 확인… 지하수 함양 과정 이해"화산 폭발시 떨어진 화산재에 따라 토양색 차이 발생""숨골 중요성 인식 계기… 체험 기회 더 확대해 달라"
[한라일보]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밝은오름' 인근 목초지에 직경이 100m가 넘는 대형 숨골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함몰지형 숨골 내부에는 물이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여러 군데 있고, 구멍 주변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불규칙하게 쌓여 있으며, 함몰지 사면은 중앙부를 향해 비스듬히 경사져 있어 비가 오면 이곳으로 엄청난 빗물이 유입된다.
한라일보와 제주개발공사, 광동제약(주)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 탐방'에 참가한 제주시 외도초(4~6학년) 학생 25명은 지난 3일 오전 이곳을 찾았다.
이틀 전 내린 비로 인해 숨골로 가는 목초지가 질퍽거려 이동이 다소 불편했으나 학생들은 빗물이 숨골로 스며든 흔적을 직접 확인하는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
학생들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지질학 박사)은 이날 이곳 숨골의 형성과정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숨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저 뒤에 있는 '밝은오름'에 가보면 오름이 둥그런 반달 형태로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화산이 폭발하면서 이쪽(낮은 쪽)으로 용암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용암이 흐를 때 외부는 빠르게 식어 굳지만 내부는 식지 않아 계속해서 흐르게 된다. 용암이 내부를 빠져나가면 빈 공간이 생기는데 이것을 용암동굴이라 한다. 이곳은 용암동굴의 얇은 천장 부분이 무너져 생긴 곳으로, 이전에 용암동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곳은 중산간 목장지대로, 흙의 두께가 10~30cm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소의 먹이인 목초를 재배하고 있는데 문제는 주변에 강이 없어 비가 오면 목장지대가 호수처럼 변해 버린다. 호수에 갇힌 빗물은 이곳 숨골로 들어가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여 있는 지층을 따라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된다"고 부연했다.
강 소장은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만약 이곳에 축산 폐수나 농약을 버리게 되면 그 오염물질이 모두 지하수로 스며들게 된다"면서 "우리가 버린 오염물질이 지하수에 들어가면 우리 후손들이 그 물을 고스란히 마셔야 된다"며 숨골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악리 숨골 탐방을 마친 학생들은 이어 한경면 조수리 농경지 내에 있는 도랑형 숨골을 방문했다. 이곳의 토양은 제주에서 보기 드문 붉은색을 띠고 있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조수리가 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