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주愛빠지다] (5)영어관광통역안내사 김현정 씨
제주 이야기 맛깔나게 들려주고 싶은 통역사
15년 대기업 생활 끝낸뒤 미국 연수후 제주 정착
"다양한 제주 모습 배워가는 것, 삶의 활력소 작용"
작성 : 2024년 07월 24일(수) 04:20

제주살이 7년차인 김현정 씨는 제주의 자연과 역사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라일보] "제가 손님들로부터 들으면 가장 기분 좋은 말이 '당신은 영어를 참 잘합니다'보다 '나는 당신의 이야기가 참 재밌어요'입니다. 손님에게 많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주입하기보단 하나의 사실을 전달하더라도 재밌게 기억에 오래 남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지난 22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의 별별 이야기를 맛깔나게 포장해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는 영어 관광통역 안내사 김현정씨를 만났다.

그는 제주의 자연과 문화·역사를 사랑하며, 이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맑은 영혼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제주살이 7년차인 그녀의 이력은 매우 이채롭다.

그녀는 지난 2015년 15년 동안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갑작스레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이곳에서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여행 관련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예전부터 여행을 많이 다니며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했기에, 6개월 동안 전문학원에서 여행사 오퍼레이터 자격증과 영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녀는 자격증 취득 후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제주도 여행사의 영어 관광통역안내사 구인 광고를 접했다.

제주를 가끔 방문하던 그녀에게는 눈 덮인 한라산 하이킹이 큰 즐거움이었고, 제주의 자연 속에서 일하며 손님과의 소통이 즐거울 것이라는 설렘이 있었다. 제주여행이 계획돼 있던 그녀는 여행사를 찾아가 면접을 봤고 합격 후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사흘만에 짐을 싸서 지난 2017년 2월 제주로 내려왔다.

그녀는 "낯선 제주에서 저보다 더 낯설 외국인에게 제주를 소개하는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처음 3년간은 제주에 대한 공부를 참 많이 했다"고 했다. 제주대 사회교육대학원에서 스토리텔링학을 전공했고, 제주관광공사, 평생교육원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들을 반복적으로 이수했다. 제주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코로나 기간엔 마인어(말레이 인도네시아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녀는 "이러한 다양한 교육은 제가 제주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녀는 이어 "회사를 다니면서 틈틈이 전 세계를 여행했던 경험과 기업에 근무하면서 익혔던 다양한 의전업무 경험은 외국 대통령과 대사 등 VIP 의전 통역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지금 전과는 전혀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지만 과거의 이력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이런 그녀에게 제주살이가 여전히 진심이냐고 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에서 자연으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등산과 하이킹을 즐기는 저에게는 368개의 오름과 올레길, 그리고 다양한 숲길이 모험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작년에는 26개의 올레길을 완주했고, 지금까지 약 150여개의 오름을 하이킹했다. 걸으면서 다양한 제주의 모습들을 더 자세히 느끼고 배워가는 게 제주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제주는 한국이지만 육지와는 다른 문화적인 차이점이 많기 때문에, 공부를 통해 제주의 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불편함보다는 공감을 더욱 우선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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