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건설경기 활성화 ‘표류’..제주경제 부양 한계
제주, 인구 대비 미분양 공동주택 전국 ‘최고’
민간 물량 실종 상태에 대형건설업체도 ‘픽픽’
도, 정책은 ‘원론적’·해외시장 진출도 ‘헛구호’
작성 : 2024년 06월 13일(목) 22:00
[한라일보] 제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불황으로 도내 건설·건축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현재 관급공사를 제외하고 민간의 물량은 거의 없는 상태다.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여기에다 금융비용이 늘면서 업계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했다.

도내 한 대형건설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며 또 다른 대형건설사는 경영악화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관급공사를 포함한 모든 공사를 중단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건설·건축경기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경기 부양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주지역 주택건설 실적은 인허가·착공·준공실적 모두 감소했다. 분야별로 보면 인허가는 178호로 전년동기 742호 대비 76.0% 감소했으며, 착공은 143호로 전년동기 429호 대비 66.7% 감소했다. 준공은 305호로 전년동기 326호 대비 6.4% 감소하는 등 제주지역 주택건설 실적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4월 기준 도내 공동주택 미분양은 2837호이며 일명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241호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이 많은 곳은 경남(1684가구), 대구(1584가구), 전남(1302가구), 경기(1268가구) 등이다. 인구수를 감안할 경우 악성 미분양 공동주택은 제주가 전국 최고이다.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서 분양시장도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자 도내 한 시행사는 분양가를 20%가량 낮췄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책=제주도는 지난 3월 5개 읍면 미분양 적체 지역 내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미분양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우선 기존 사업계획이 승인된 사업장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으로 승인 취소 또는 착공 연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날부터 5년이 경과한 사업장에 대해 승인 취소를 검토 추진하고, 미착공 사업장은 착공 연기를 권장하는 등 미분양 적체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또 제주도는 지난 4월 도내 건설업체 역량강화를 위해 도외 및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공공부문 수주물량 확대를 위해 조기발주 및 신속 집행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에도 미분양 주택 문제는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고 도내 건설업체 해외 건설시장 진출 지원 등은 '그림의 떡'으로 전락했다.

▶해법=도내 부동산, 건설업계에서는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 문제를 위해 '세컨드홈'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컨드홈은 수도권 등 지역 1주택 소유자가 인구감소지역에 있는 공시가 4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계속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돼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 혜택을 받게하는 것이 골자이다.

정부가 지난 4월 대상지역을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인구감소지역 89곳 시·군·구를 선정했지만 제주는 미포함됐다.

더불어 투자이민제도 투자대상을 한시적으로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투자이민제도는 관광단지 및 관광지내 휴양 체류시설에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거주 자격(F-1)을, 5년간 투자를 유지하면 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