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축제 유지하되 변화 필요" 권고… 제주시 선택은?
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 26일 권고안 발표
도민 인식조사, 원탁회의 전자투표 유지 의견 우세
최대 쟁점 '오름 불놓기' 존속 여부 입장 표명 없어
작성 : 2023년 09월 26일(화) 15:31
[한라일보] 산불 발생 우려와 환경 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들불축제에 대해 사실상 존치를 전제로 생태적 가치와 도민 참여에 기반을 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권고안이 나왔다.
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26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제주들불축제 권고안을 발표했다.
운영위는 제주도민 인식조사와 숙의형 원탁회의 전자 투표 결과 등을 반영해 권고안을 마련했다.
지난 8월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도민 15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식조사에서는 들불축제 유지 의견이 56.7%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 폐지 의견 31.6%보다 25.1%포인트 높았다. 나머지 11.7%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19일 열린 도민 숙의형 원탁회의에서도 유지 의견이 우세했다. 원탁회의 도민 참여단을 상대로 전자투표를 진행한 결과 50.8%가 들불축제 유지에 투표했다. 이어 폐지(41.2%), 잘모르겠다(8.0%) 순이었다.
또 분석 결과 도민 참여단 중 40.6%(76명)가 앞서 진행된 도민 인식 조사 때와는 다른 의견을 보이는 등 입장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는 제주도를 6개 지역별, 연령별, 성별을 구분해 1514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한 뒤 원탁토론에 참여 의사가 있는 200명을 모집해 도민 참여단을 꾸렸었다.
운영위는 인식조사와 원탁회의 전자 투표 결과를 놓고 토론을 벌인 끝에 그동안 제기된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축제 방식을 변경할 것을 주문했다.
운영위는 "기후 위기 시대, 도민과 관광객의 탄소 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시대적 전환에 둔감할 수 밖에 없었던 '관 주도 추진' '보여주기식 축제 기획'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오름 불놓기가 테마인 제주들불축제는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도민 참여에 기반을 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시에 권고했다.
그러나 운영위가 어떤 식으로 들불축제를 변화해야 하는지, 논란의 핵심인 오름 불놓기를 해야할지 말지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시가 최종 결정을 하는데 오히려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지적에 대해 운영위는 "시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추석 이후 이번 권고안에 대한 수용 여부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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