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악 정상서 지척의 한라산 실감동홍천 영천 맞물린 동백길 지나아주 작은 도둑놈의갈고리 꽃도
[한라일보] 장마철 비가 개인 숲속은 상쾌함과 더불어 축축함도 같이한다. 바람이 숨을 죽인 숲 안에서는 습기도 더불어 움직임이 없다. 지나는 사람들의 어깨와 손등에 머물다 미끄러져 멀어져 갈 따름이다. 그 자리는 다른 친구들이 자리한다. 그렇게 내 몸은 축축함이 쌓여 가지만 부지런히 걷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보며 깊은 숨을 내뱉는다. 순간 축축함은 사라지고 촉촉함이 다가온다. 누리장나무가 나팔을 길게 빼고 노래를 부른다. 비로소 나는 숲과 친구가 된다. 말이 없어도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숲을 걷는 투어는, 내일의 힘찬 시작을 응원하는 또 다른 친구이다.
지난 7월 29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3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5차 행사는 서귀포시 동홍동의 솔오름을 오르면서 시작했다. 오름 서쪽 사면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다시 동쪽 정상을 거쳐 내리면 오름 둘레길을 만나고 길은 북쪽으로 돌아 삼나무숲길과 이어진다. 숲길을 거쳐 하천가를 따라가다 방향을 바꾸면 추억의 숲길과 치유의 숲길을 넘어 시오름 기슭에 이른다. 다시 방향을 틀어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을 따라 가다 영천 서쪽 변을 끼고 남북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내리면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장에 닿는다.
솔오름 정상을 향하는 길은 삼나무숲이 있고 키 작은 나무들 사이로 풀밭이 간간이 보이는 비교적 평탄한 지역을 통과한다. 편백 조림지를 넘으면 비로소 오름 정상을 향하는 서쪽 입구에 닿는다. 편백과 삼나무 우거진 길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면 서쪽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는 서귀포 시가지와 드넓은 바다에 떠 있는 범섬, 문섬, 섶섬 등의 풍광이 눈에 들어오고, 동쪽 정상에서는 한라산이 지척이다.
솔오름은 서귀포시 동홍동에 있는 높이 113m의 오름이다. 현지인들은 '솔오름, 쏠오름' 또는 '미오름'이라 부른다. 일찍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