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등봉 민간특례사업 멈추나… '행정 갑질' 논란 이유는
제주도, 오등봉 민간특례사업 하수 자체처리 시설 요구
도의회 환경영향평가 심의 뒤집는 요구에 사업자 '당혹'
시설 유지 관리비 분양가 반영 예상... 사업 중단도 우려
작성 : 2023년 08월 06일(일) 13:32

제주시 오등봉공원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조감도. 한라일보 DB

[한라일보]제주시 오등봉공원 도시공원 민간 특례사업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당초 오등봉공원 내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공공하수관로로 연결해 처리하는 것으로 협의했으나 최근 자체 정화 처리시설 설치후 방류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경우 자체 정화 처리시설 설치 및 유지· 관리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자칫 사업중단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6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오등봉공원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제주시와 호반건설 컨소시엄이 2025년까지 사업비 약 8100억원을 투자해 전체 공원부지 76만 4863㎡ 중 66만7218㎡을 공원시설로 만들어 제주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9만 5426㎡ 면적에 총 1429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등 비공원지역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이곳의 하수발생량은 하루 1870톤 정도로 계획돼 있으며, 실시계획 인가 전과 제주도의회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이곳 발생 하수는 공공하수관로로 연결해 처리하도록 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021년 6월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도두처리장 증설이 늦어질 것에 대비해 비공원시설 내에 총 하수량의 80%를 12시간 동안 저장할 수 있는 유량저장조를 설치하고 예비로 자체 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에 사업자측은 현재 1일 13만 톤의 하수처리 능력을 22만 톤으로 증설하는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준공시기(2025년 12월 31일)와 맞춰 준공하기로 했으나 현대화사업 지연 등을 감안해 준공시점을 오는 2026년 12월로 연기했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사업 계획 승인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체 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해 하수를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실시계획 인가 등의 협의 내용을 묵살해 버린 것이다.

사업자 측 관계자는 "도의회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심사시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준공(2025년 12월 31일)지연을 대비해 유량조정조를 설치하고 제주하수처리장 준공과 동시에 하수관을 꼽는 걸로 돼 있다. 저희 준공 시점은 2026년 12월, 제주도두하수처리장은 2025년 12월 30일로 우리보다 한 1년 일찍 준공한다. 그러면 저희는 자체처리시설을 갖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하라고 하면 사업을 중단시키는 수 밖에 없다. 금융비용부담 때문에 한 3~4개월 이내에 이게 결론이 안나고 올해 연말까지 분양을 못하면 타이밍을 놓쳐 버린다"면서 "그러면 제주시나 제주도가 이 사업을 인수하든지 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이게 문제가 생겨가지고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나면 저희 귀책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그 책임은 행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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