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올해로 25년째 장사 중이다. 제주시 내도동에 있는 '내도바당'이다. 2011년 한라일보 '당찬 맛집을 찾아서'에 소개됐던 이곳은 이제 멀리에서도 찾는 식당이 됐다.
"한 번은 서울에서 오신 손님이 그래요. '서울에서 내도바당을 모르면 간첩'이라고요. 그렇게 얘기해 주시니 너무 좋은 거예요. 장사하는 사람에겐 뿌듯한 거죠." 손님의 우스개 섞인 칭찬을 떠올리며 강미애(59) 씨가 웃었다.
미애 씨는 남편 김정수(62) 씨와 함께 1998년부터 식당을 꾸려오고 있다. 동글동글한 조약돌 해안인 알작지 근처에 '내도바당' 간판을 내걸고 20년 넘게 문을 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장수의 '비결'이 됐다. 다름 아닌 "싱싱한 횟감"이다.
"저희는 손님들이 들어와 주문을 하셔야 회를 뜹니다. 한치도 고등어도요. 한치물회, 고등어회를 시키셔도 그렇지만 한치를 통째로 삶는 '먹통한치'도 주문과 동시에 수족관에서 (한치를) 꺼내 요리합니다. 미리 손질해 두지 않는 거죠. 그러다 보니 바쁠 때는 손님들이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하지만, 그래서 더 믿고 찾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미애 씨가 말했다.
|한치물회·고등어회 옛날 먹던 '맛' 대로
이달 중순부터 개시한 '한치물회'는 내도바당의 인기 메뉴다. 초장이 많이 들어가는 빨간 '육지식 물회'와 달리 된장을 주재료로 만든 '제주식'이다. 양념도 된장, 고춧가루, 설탕, 식초 등으로 간단한데, '따라 하기 힘든 맛'으로 입맛을 끈다.
"(당찬 맛집에 처음 소개됐던) 그때나 지금이나 같아요. 손님들이 물회를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다 가르쳐드리지요. 근데 똑같이 했는데 '왜 이 맛이 안 나냐'며 묻는 분들이 있어요. 어릴 때부터 먹던 옛날식으로 만드니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웃음)
제철을 맞은 '한치'는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다. 내도바당은 딱 2달 정도만 한치물회를 낸다. 생물만 고집하는데다 8월 중순쯤이 지나면 한치의 식감이 질겨진다는 이유에서다. 미애 씨는 "올해는 한치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매일 물차로 한치를 공급해 주는 사위가 있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내도바당에선 '고등어회'도 빼놓을 수 없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 중 하나다. 미애 씨는 맛의 비법으로 신선한 횟감과 함께 직접 만드는 '소스'를 꼽았다. 미애 씨는 "시아버지, 친정아버지 모두 배를 타셨다"면서 "뱃사람인 친정아버지께 소스의 비법을 배웠다"고 했다. 물회와 마찬가지로 오래 전부터 익숙히 먹어 왔던 그 맛이 '특별한 비법'이 된 셈이다.
내도바당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마지막 주문 오후 8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진 쉬는 시간이다. 가격은 한치물회 1만5000원, 고등어회(2인 기준) 3만9000원이다. 주소는 제주시 내도동 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