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훈의 제주마을 백리백경.. 가름 따라, 풍광 따라] (39)안덕면 대평리
작성 : 2023년 05월 12일(금) 00:00
천혜의 비경 속에서공존의 아름다움 피어나

[한라일보] 원래 지명은 난드르. 제주어로 '나간' '밖으로 향한'의 의미를 가진 '난'에 들판을 뜻하는 드르가 붙어서 마을 이름으로 불러왔다. 그러다가 한문으로 마을 이름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되니, 큰 들판이라는 의미로 大坪里라고 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전하는 설촌의 유래는 300년 정도 전에 창천리에 살던 양기성이라는 분이 처음으로 바닷가 들판 지역으로 내려와 움막집을 짓고 살면서 농경과 어로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동쪽은 예래마을과 경계를 이루고 북쪽으로는 군산이 솟아있으며, 서쪽으로는 월라봉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창고천 냇물을 서쪽 안덕계곡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그 결과 안덕에서 대평리로 들어오는 길은 제주의 어느 지역의 길보다 독특하다. 얼핏 강원도 산골짝을 지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서쪽 해안가에 솟아오른 융기절벽인 박수기정은 그 웅장함이 대평리의 모습을 절경으로 이끄는 첨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이 부르는 지명들이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