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3 왜곡에 흔들리지 않아… 이념 공세 종지부를"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3년만에 도민과 함께 거행
생존 희생자, 유족, 도민, 각계 인사 등 1만여 명 참석
작성 : 2023년 04월 03일(월) 14:42

4일 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린 제주4·3평화공원을 찾은 4·3희생자 유족들. 제주도사진기자회

[한라일보]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날 추념식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3년 만에 맞는 대면 추념식으로 4·3생존희생자와 유족, 도민, 정치권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한 제75주년 4·3추념식이 '제주4·3, 견뎌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라는 슬로건 아래 이날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봉행됐다. [관련기사] [포토]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이모저모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이날 추념식에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유족과 도민, 각계 인사 등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추념식에 최종 불참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추념식에 참석했으며, 올해 보수정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전날 대구에서 열린 열린 프로야구 개막식 시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제주도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대통령 명의의 추념사를 대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당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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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당대표, 주호영 원대내표가 참석하지 않았고,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철규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전 제주도지사인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한창섭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참석했다.

본 행사를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자칭)'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가 집회를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제주 시민사회단체들이 차량을 봉쇄하며 대치가 이어진 끝에 결국 철수하기도 했다.

추념식 본 행사는 오전 10시 정각 사이렌 소리에 맞춰 4·3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개막 영상, 헌화·분향, 국민의례, 인사말,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 공연, 유족 이야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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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사연은 처음으로 도외 거주 사례가 전해졌다. 부모, 할머니, 두 형, 누나를 모두 잃고 이삼문(1941년생)이 아닌 박삼문((1953년생)이라는 이름으로 팔십 평생을 살아온 어르신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전해졌으며, 큰아들인 박상일 씨가 뒤틀린 가족관계가 간절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윤 대통령 "4·3 희생자·유족 명예 회복 위해 최선"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가는 데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역시 인사말에서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흔들리지 않고 4·3의 정신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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