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민의 책과 함께하는 책읽는 가족] (1)제주어 마음사전
"제주어 배우려고 택한 책… 섬의 삶과 문화 마음에 남아"
작성 : 2023년 03월 31일(금) 00:00
‘오몽하다’ 등 유추조차 힘든 말들토박이 시인 유년 시절 추억 빌려에세이 형식에 담은 제주 이야기

단어 하나하나 사전적 의미 넘어버티며 살아왔던 삶의 풍경 이해일상 속에 잘 쓰이며 보존됐으면

책을 쓴 현택훈 시인은 제주에서 태어나 할머니와 어머니가 말하는 제주어를 들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시인으로서 '제주어로 시의 언어를 품어야 하는 운명'이라고 말한다. 시인이 풀이하는 사전적 의미는 마치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처럼 '아꼽다'. 그래서 머리가 아닌 '마음'에 스며든다. 저자는 오름에 올라 맞는 제주바람에서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를 느끼기도 한다. 오늘도 제주어 사전을 들여다보며, 시의 언어를 생각한다. '제주어'는 유네스코로부터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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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라일보는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와 책 읽는 가족을 찾아 떠난다. '행복한 가족을 만들고 싶다면 함께 책을 읽어라'라는 말이 있다. 책을 함께 읽지만 각자의 인생을 찾고 조금씩 더 이해하고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대담=안재홍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장

▷책 읽는 가족=오학수, 이현진 부부(남원LH새마을작은도서관 회원)



▶안재홍(이하 안): '제주어 마음사전'은 어떤 책인가요?

▷오학수(이하 오): 책 제목이 사전이지만 에세이라고 봐야 합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현택훈 시인이 '제주어'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녹여낸 책이라 쉽게 읽히더라고요.

▶안: 이 책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이현진(이하 이): 저와 남편은 둘 다 육지 사람이에요. 남편은 2011년, 저는 2016년 제주로 내려와 살고 있는데 여전히 제주도 사투리는 이해하기 어려워요. 특히 나이 든 삼춘들이 하는 말은 완벽히 못 알아들을 때가 많고요. 외국어처럼 '제주어'라고 하기도 하잖아요. 제주도 언어를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안: 아는 제주어가 좀 있던가요?

▷오: 실제로 자주 쓰는 말들도 있고, 뜻을 잘 모르는 말들도 한 번쯤 들어 본 것 같아요. 저는 결혼 전에 성산읍 시골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았는데, 외지 사람은 별로 없고 토박이 삼춘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아무래도 사투리를 매일 접하다 보니, 이제 듣기평가는 자신 있죠! (웃음) 근데 '굴룬각시(내연녀)' 같은 단어는 처음 보네요.

▷이: 저는 책에 나온 총 60개 정도의 단어 중 3분의 1 정도만 알겠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