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삼도2동에 자리한 유메의 대표 메뉴인 '유메텐동'. 새우튀김 두 개와 단호박, 가지, 버섯, 꽈리고추, 계란, 김 튀김이 올라간다. 김지은기자
[한라일보]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도 있다. 그만큼 따뜻할 때 먹는 바삭한 튀김은 유혹적이다. 쉽사리 그 맛을 외면하긴 어렵다.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유메'는 텐동 전문점이다. 텐동(일본어로 てんどん, 덴동)은 일본식 튀김덮밥. 밥 위에 몇 가지 튀김을 올리고 덮밥소스를 더해 먹는 음식을 말한다.
메뉴는 간단하다. 가게 이름을 담은 '유메텐동'이 기본이다. 새우튀김 두 개와 단호박, 가지, 버섯, 꽈리고추, 계란, 김 튀김이 올라간다. '에비텐동'은 유메텐동에 새우튀김 두 개가 더 담긴다. 밥과 함께 다양한 튀김을 맛볼 수 있어 한 그릇 요리로 충분하다.
더 다양한 튀김을 맛보고 싶다면 취향에 맞춰 추가하면 된다. 기본 텐동에는 없는 아나고와 소프트쉘크랩, 쭈꾸미 튀김도 별도로 주문할 수 있다.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 메뉴로는 아게다시도후(다시국물에 적셔 먹는 연두부튀김)와 유자토마토절임이 있다. 유자의 상큼한 단맛이 감도는 토마토절임은 튀김 요리와 잘 어울린다.
유메에선 주문 즉시 튀김을 튀겨 낸다. 조리하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픈형 주방이라 '보는 맛'이 있다. 기름이 끓는 소리는 식욕을 돋운다. 완성된 튀김은 갓 뜬 밥 위에 올려져 특제 소스를 더해 나온다.
음식을 받은 뒤엔 함께 나오는 뚜껑에 튀김을 옮겨 주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다 먹을 때까지 튀김이 덜 눅눅해 진다. 바삭한 김을 시작으로 다양한 튀김을 맛본 뒤 온천계란을 터트려 밥과 비벼 먹으면 풍미가 더한다. 유메가 추천하는 '텐동 맛있게 먹는 법'이다. 가게 여기저기에 이런 방법이 친절히 적혀 있다.
유메 김대현 대표가 추천하는 '베스트' 맛 조합은 맥주와 함께 텐동을 즐기는 거다. 처음 가게를 낼 때부터 "퇴근길에 맥주 한 잔과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생각했다"는 그다. 맛있는 밥 한 끼로 하루의 쉼을 찾을 수 있는 가게. 김 대표가 그리는 식당의 모습인 듯하다.
김 대표는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안 호텔에서 3년, 제주에 돌아와 1년 더 경험을 쌓고 유메를 열었다. 창업 초기만 해도 요리를 전공한 대학 동기와 함께했지만 제주시 연동에서 지금의 장소로 가게를 옮기며 홀로서기했다. 2019년 9월 한라일보 '당찬 맛집을 찾아서'에 소개된 이후의 변화다.
유메가 처음 생길 때만 해도 제주엔 텐동을 팔던 곳도 흔치 않았다. 김 대표가 텐동을 선택한 것도 "쉽게 접하지 못하는 메뉴를 해 보고 싶어서"였다. 지금은 여러 식당에서 텐동을 만날 수 있지만 유메는 신선한 재료와 그간의 노하우로 자리를 잡았다.
"덮밥 소스는 직접 만들어 숙성하고, 튀김가루는 몇 가지 가루의 비율을 맞춰 써요. 매일 같이 장을 보고 새 기름으로 깨끗히 튀기고요. 그래야 더 신선한 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메는 제주시 무근성7길 23에 자리하고 있다.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브레이크타임 오후 3시~5시)까지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엔 쉰다. 가격은 유메텐동 1만원, 에비텐동 1만3000원. 문의 0507-1316-2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