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부담 없는 한끼. 제주시 외도1동에 자리한 '숲속의 도토리'는 깔끔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식당 이름처럼 도토리를 주재료로 다양한 채소를 곁들인 메뉴가 손님상에 오른다. 강길표씨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경 사장은 "먹어도 버거움이 없고 먹고 나서도 소화가 잘돼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숲속의 도토리는 올해로 15년째 영업 중이다. 한 해에도 여러 음식점이 생기고 없어지지만 십 년 넘게 꾸준히 손님을 받고 있다. 한라일보 '당찬 맛집을 찾아서'에 소개됐던 2012년보다 손님도 늘었다.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 시간엔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김 사장은 "오래 전부터 오시는 분들은 처음과 지금의 맛이 변함 없다고 한다"며 "(한 번 다녀간 손님의) 재방문도 많아졌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 집의 인기 비결은 '맛'이다. 특히 조미료를 쓰지 않은 '건강한 맛'을 유지한다. 과일 소스 등을 숙성해 쓰거나 비법이 담긴 맛간장으로 음식 맛을 더하는 식이다. 개업 때부터 지켜온 나름의 원칙이다.
도토리 전문점답게 이곳에선 다양한 도토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식코스를 시키면 도토리묵과 샐러드, 도토리묵볶음, 도토리쟁반국수, 도토리새싹전에 도토리들깨수제비까지 나온다. 몸속 중금속을 배출하고 피로 회복 등의 효능을 지닌 도토리를 다양한 요리로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정식B코스에는 특별한 메뉴가 하나 더 추가된다. 제주 삼겹살 훈연 바비큐다. 일반적으로 쓰는 참나무가 아닌 녹나무로 훈연해 그 향과 맛이 다르다. 도토리 요리와의 궁합도 좋다.
단품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건 비빔밥이다. 콩나물과 당근, 볶은 양파, 새싹채소와 함께 도토리묵이 어우러지는 메뉴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도토리묵은 잘 말린 뒤 볶아서 쓴다. 말린 묵을 직접 만든 맛간장으로 볶아내 쫀득한 식감에 감칠맛까지 더했다.
숲속의 도토리는 3년 전부터 비건 손님을 위해 별도로 상을 차린다. 채식을 하더라도 바비큐만 빼면 이 집의 모든 메뉴를 먹을 수 있지만 반찬 등 작은 곳까지 '비건 맞춤'으로 준비한다. 음식에 들어가는 육수를 채소로만 우린 육수로 바꾸고 김치도 액젓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낸다. 사전에 미리 예약만 하면 누릴 수 있는 배려다.
'비건식'이 아니어도 점심 시간엔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주문 즉시 조리를 하기 때문에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엔 30~40분 대기가 기본이다. 김 사장은 "사전에 예약을 하고 오면 여유있게 식사를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 가격은 정식A코스 1만6000원, 정식B코스(바비큐 포함) 2만2000원이며 비빔밥과 수제비, 칼국수는 모두 1만원이다. 영업은 오전 11시에 시작하며 오후 7시에 주문을 마감한다. 매주 월요일엔 쉰다. 위치 제주시 도근내길 18. 문의 0507-1366-5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