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마을 탐방] (10)서귀포시 대정읍 무릉1리
이름 그대로 풍요로운 마을 무릉도원에 들다
작성 : 2021년 11월 22일(월) 00:00
옛 이름 도원리의 ‘도원’ 오늘 무릉리의 ‘무릉’ 합쳐풍요로운 이상향을 마을 이름으로 가져온 ‘무릉도원’내력 깊은 마을이지만 문화정체성 민생현안 뒤처져

제주사람들 사이에는 속담처럼 전해오는 이런 말이 있다. '제일 강정 제이 번내 제삼 도원'이 경구처럼 전해오는 민중의 레토릭이다. 이 문장에 등장하는 세 마을은 제주에서 쌀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 곳을 가리킨다. 강정이야 오늘날 강정마을로 불리는 곳이고 번내는 안덕면 화순리를 이른다. 마지막 도원은 신도리와 무릉리를 하나로 뭉뚱그린 지명으로 근대식 행정편제가 시행되기 전에 두 마을이 도원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한 마을이었을 당시의 명칭이다. 옛 이름 도원리의 '도원', 오늘날 무릉리의 '무릉'을 합치면 누구나 잘 아는 무릉도원이다. 풍요로운 이상향을 마을 이름으로 가져왔으니 무릉1리를 도원경이라고 여겨도 눈을 흘길 사람은 없을 만하다. 벼농사가 힘든 섬에서 소위 '곤 밥'을 배불리 먹던 마을이니 당연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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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대로 무릉1리는 애초에 신도리와 한 마을이었던 바 설촌 유래도 같다.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임자(壬子) 조막(造幕)하고 갑인(甲寅) 설동(設洞)'했다는 말이 있다. 이를 근거로 추정하면 1554년일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세월이 흐르는 사이 마을이 분리되며 '구목리(枸木里)'라는 이름을 새로 얻었고, 다시 개칭한 것이 오늘날의 무릉리가 됐다고 한다. 무릉1리와 2리가 분동된 것은 1920년대 근대식 행정편제가 이루어질 당시이다.

내력이 깊은 만큼 무릉1리에는 유서 깊은 마을명소와 그에 따른 사연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제주의 마을이라면 어디에나 있는 설촌 수호신을 모신 본향당이 무릉1리의 역사지 중 으뜸이겠다. 무릉1리 본향당은 '물동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