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영 낙제점 지방공기업, 존재 이유 있나
작성 : 2021년 09월 09일(목) 00:00
제주도 지방공기업들의 경영 성적이 초라하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제주지역 지방공기업의 경영평가 결과를 보면 부끄럽기 그지 없다. 광역상수도 공기업특별회계를 운영중인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전국 최하권인 라등급을 받았다. 제주개발공사·제주에너지공사·제주관광공사 역시 하위권인 다등급이다. 5단계(가~마) 등급으로 평가한 것을 감안하면 도내 지방공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어떤 수준인지 말해준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방공기업을 달리 꾸짖은 것이 아니다.

좌 의장은 엊그제 제398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행안부가 실시한 전국 지방공기업 경영 평가에서 제주도 공기업들이 모두 하위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좌 의장은 "이런 결과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공기업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라며 "지방공기업으로서 과연 지역에 기여하고 있는지 그 존재 이유를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좌 의장은 "막대한 혈세 투입으로 제주도의 재정 건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기관 설립 목적에 맞게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좌 의장의 지적처럼 지방공기업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도의회 정책입법담당관실에서 분석한 지방공기업 경영 자료를 보면 놀라게 된다. 지난해 지방공기업 3곳에 대한 재정 지원액이 600억원이 넘는다. 이게 다 어디서 나오는 돈인가. 지방공기업이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려고 지방공기업을 만들었나. 비단 지방공기업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출자·출연기관 13곳에 1539억원이 지원됐다. 때문에 도의회도 이들 기관에 엄청난 도민의 혈세가 투입되는만큼 설립 취지대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제주도는 해마다 재정이 어렵다면서 이런 기관에 펑펑 쓰고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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