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문화광장] 오시마 나기사 감독과 재일동포
작성 : 2021년 02월 23일(화) 00:00
지난 칼럼에서 제주 출신 재일 동포 문제를 다룬 제주 출신 2, 3세들의 소설이나 영화에 대해서 다뤘다. 재일동포 문제를 직.간접으로 다룬 일본인 감독 중에는 오시마 나기사(1932-2013)가 독보적이다. 그가 만든 41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최소 5편 정도에서 재일 동포가 나오는데, 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교토 태생인 오시마 나기사가 자라면서 주변에서 보아온 재일 동포 동년배들의 모습이 큰 영향을 끼쳤다. (1976)에서 1930년대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아베 사다라는 여성에 의한 남성 성기 절단 사건을 통해 페티쉬를 다뤘고, (1983)에서는 동성애적 소재를 다루어서 우리에게는 보통 감독이 다루는 성적인 부분만 강하게 기억된다. 특히 시작 부분에 조선인 군속 가네모토가 네덜란드군 포로 드용과의 동성애 혐의로 할복자살을 강요당한다. 자살로 인해서 전사로 처리되기 때문에 유족이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출연하고, 수용소장역에는 역시 유명 작곡가인 류이치 사카모토가 출연해 욕망과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를 펼치고 영화의 음악도 작곡했다. 오시마 나기사가 재일 동포에 대해서 부정적이라는 인상을 부여했던 또 다른 영화는 (1968)으로 강간 살해를 저지른 재일동포 소년의 기사에서 인물을 가져와 사형제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드러낸다. 영화는 일본의 교도소의 사형집행건물을 보여주며 사형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하면서 시작돼 동포 사형수 R에 대한 사형집행이 실패로 끝나면서 다시 살아났지만, 기억을 잃은 R을 사형집행 전의 인물과 동일인으로 볼 것인가 하는, 매뉴얼에도 안 나와 있는 문제를 가지고 교도소장, 의사, 검사, R 등의 논쟁을 통해서 사형제의 부조리한 측면을 다룬다.

다큐멘터리 (1963)에선 일본군과 같이 싸웠으나 전후 경제부흥기에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재일 동포 상이군인의 절망과 분노, 사망한 군인들의 유골 안치소 등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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