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걷기좋은 계절 사려니 숲으로
작성 : 2020년 10월 23일(금) 00:00
'거리두기' 하는 사이 계절은 바뀌고 어느덧 늦가을 길목에 접어들고 있다. 선선하다 싶더니 어느새 쌀쌀해진 바람에 제법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래도 청명한 하늘을 벗 삼아 언제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도 좋은, 참 걷기 좋은 계절이다.

가을 정취를 제대로 즐기기에 걷기여행만한 것이 없다. '코로나 일상' 속 건강과 힐링, 치유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걷는 이들에게 초록빛 치유를 선사하는 제주의 사려니숲길에서 올해로 열두번째 제주산림문화체험 '사려니숲 에코힐링체험'행사(10월25~29일)가 열린다. 지난 8월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취소됐다 다시 열리게 됐다.

▶치유·힐링의 공간 사려니숲길=도내외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걷기 여행지이자 치유·힐링 공간으로 손꼽힌다. 짙푸른 녹음을 즐기고,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숲길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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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은 유네스코가 지난 2002년 지정한 제주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15㎞ 가량의 숲길을 말한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남연구시험림에 위치한 사려니오름의 명칭을 따 사려니숲길이라 부르고 있다.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에 쓰이는 '살' 혹은 '솔'은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뜻이다.

해발고도 500~600m에 위치하고 있는 사려니 숲길은 완만한 평탄지형으로 주변에는 물찻오름, 말찻오름, 괴평이오름, 마은이오름, 거린오름, 사려니오름 등과 천미천계곡, 서중천계곡 등이 분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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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도 다양하다. 졸참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참꽃나무 등 78과 254종이 분포하고 있다. 육식성 포유류인 오소리와 제주족제비, 팔색조 등이 서식하고 있다. 큰오색딱다구리, 박새, 곤줄박이 등 산림성 조류와 원앙,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산림 습지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도 관찰할 수 있다.

▶'코로나 일상'에 쉼표… 또다른 추억=지난해까지 열 한차례 선보인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에서 펼쳐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추억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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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나무와 풀, 새소리를 배경삼은 숲속의 작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서 안식을, 명사들의 자연치유와 인문학 강의, 북 콘서트를 통해 지혜를 얻기도 한다. 숲에서 얻은 재료 등으로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체험 등은 특히 가족단위 탐방객들의 호응 속 숲에서의 추억을 더 각별하게 만들었다.

올해는 코로나19 거리두기를 감안해 프로그램이 축소되지만, 무대공연과 숲속 힐링 명상, 전시회는 진행될 예정이다.

마스크 착용 인증샷 이벤트에도 참여하면서 '인생사진'도 남겨보고, 사려니숲길 중앙에 위치해 있는 월든 '치유와 명상의 숲' 등 곳곳 포인트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삼림욕도 즐기면서 사려니숲길의 진가를 만끽해 볼 것을 권한다.

사려니숲길에서 코로나19로 빼앗긴 일상에 활력을 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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