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민 혈세가 이렇게 허술하게 다뤄지나
작성 : 2020년 06월 18일(목) 00:00
제주도민들이 내는 세금이 하찮게 다뤄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주도가 예산을 편성해 놓고 한푼도 못쓰고 해를 넘기는 사업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런가하면 공무원 인건비는 매년 수백억원이 남아돌 정도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도 결산승인 심사에서 허술한 예산 편성과 집행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제주도의회는 16일 상임위별로 '2019회계연도 제주도 결산 승인의 건'을 심사했습니다.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보면 행정자치위원회는 일반회계 1000만원 이상 사업 중 예산현액 대비 30% 이상 집행잔액이 발생한 사업은 71건 12억원(전액 불용 7건 6억원)입니다. 농수축경제위원회 소관 사업 중 집행잔액 30% 이상 남은 사업은 136건 72억원(전액 불용 33건 2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소관 부서의 경우 사업비 전액 불용처리한 사업이 20건입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어렵게 확보한 국고보조금도 아예 쓰지 못해 반납한 예산이 수백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반납한 국고보조금이 326억원입니다. 최근 5년 중 2015년(332억)에 이어 두번째로 많습니다. 국고보조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년 꼼꼼한 예산 집행 계획이 주문되고 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근 제주도의 행태를 보면 더욱 실망스럽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너무 쉽게 민간 부문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반면 제주도의 인건비 불용액은 해마다 수백억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인건비 집행잔액이 497억원(2018년 622억원)입니다. 도대체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도민의 혈세가 제대로 편성하고 집행하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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