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마침 가정의 달이기도 하니 이참에 집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그래서 준비했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집콕 놀이'를 소개한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는 지난달 1일부터 각 가정의 신청을 받아 집에서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방법을 담은 놀이북을 매주 금요일 집으로 배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또 책 내용을 따라서 즐겁게 놀이한 사진을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놀이용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놀이북은 특히 아버지와 아이 사이 유대관계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놀이북은 김동례 송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가 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놀잇감은 아버지'라는 글로 시작하는데, 김 교수는 이 글에서 '놀이도구가 많아야만 아이들이 행복한 것은 절대 아니다. 아빠 몸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도구이므로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함께하는 신체놀이 참여를 권장한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아이는 부모 중 아버지와의 상호 작용 양이 적지만 신체적, 감각적 자극이 많고 놀이 행동도 활발하다"면서 "아버지가 자녀와의 놀이 활동에 참여하는 횟수와 수준이 높을 때 유아의 사회적 능력과 유능성 지각이 높게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놀이북이 소개한 집에서 아빠, 아이가 함께 즐기는 놀이 방법은 8가지다. 준비물도 대개 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다.
'양말 공 슛 골인'이라고 이름 붙은 놀이는 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집에 있는 양말 여러 켤레를 돌돌 말아 공처럼 만든 뒤 바닥에 놓인 다양한 크기의 바구니와 그릇, 가방에 양말 공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바구니 거리를 늘렸다 줄였다 조정하며 공 던지기 놀이를 할 수 있다.
청소와 놀이를 접목한 것도 있다. '청소 기차 놀이'는 아버지가 끄는 종이 상자에 아이가 장난감 등 놀이감을 실어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불 썰매타기'는 이불 위에 아이를 눕힌 후 아버지가 이불 끝을 잡고 걸어다니며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놀이다. 아버지가 비행기 소리나 기차소리, 119 구급차 소리를 내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불을 이용한 놀이는 어머니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불의 양 끝을 각각 잡아 팽행하게 만든 뒤 이불에 아이를 태워 그네처럼 흔들면서 하는 놀이다.
'신문지 손끝 격파 놀이'는 아버지가 신문지 양끝을 팽팽하게 잡아주면 아이가 주먹으로 신문지를 뚫는 방식인데 아이의 연령과 힘에 따라 신문지 장수를 다르게 하면 색다른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책은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 아빠와 아이가 책상을 가운데 놓고 마주 앉은 뒤 축구처럼 책상 중앙과 양끝에 경계선과 골대를 각각 그려 탁구공을 중앙에 놓고 입으로 불어 상대방 골대에 집어 넣는 '입으로 부는 탁구공 축구'를 비롯해 아이의 배, 등, 손목 등 아이의 신체에 아버지가 입을 대고 세게 불어 소리를 내는 '배방귀 놀이', 아이와 아버지가 서로 무릎을 감싸서 상대방을 밀어 넘어뜨리는 '오뚝이 씨름', 의자 2개를 나란히 놓은 뒤 그 위를 이불로 덮어 이불 안에서 아버지가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이불 안에 숨어 동화 듣기' 등 다양한 방식의 집콕 놀이가 책에 수록됐다.
놀이북은 야외에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도 소개하고 있다. 숲이 훼손돼 방치된 야초지를 원래의 숲으로 복원 조성한 '한라생태숲', 돌·나무·넝쿨들이 어우러진 '교래자연휴양림', 기존 놀이터의 획일화된 놀이시설을 배제하고 나무·자갈·흙 등 자연소재의 비정형화 된 요소를 도입해 아이가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아이뜨락 놀이터', 친환경안심어린이 놀이터로 선정된 렛츠런파크 내 '담덕의 꿈 놀이터' 등을 추천했다.
그러나 이 놀이북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일 만에 동나 현재로선 신청을 해도 받아볼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너무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인스타그램(@jda2211)에 들어가면 놀이북 내용을 볼 수 있다. 또 집콕 놀이 촬영 영상도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영상은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유튜브, EBS 육아학교 유튜브 놀이언스 등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아울러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는 온라인(전화, 홈페이지)으로 영유아의 발달, 문제행동, 양육방법, 보육료 결제 등에 대해 무료로 상담을 진행한다고 하니 알아두면 좋을 유용한 정보다. 이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