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30년 제주 30년) (38)신구간
제주 전래 이사철 신구간 특수 '옛말'
등에 '지고' 곤돌라로 '내리는' 풍경
작성 : 2019년 01월 10일(목) 20:00
사진은 1990년 신구간에 한 할머니가 등짐을 지고 장롱을 나르고 있는 모습. 강희만 기자 photo@ihalla.com
제주의 전통적인 이사철인 신구간. 제주에는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1만8000 신들이 있다. 신들이 임무교대를 위해 하늘로 올라가 비어있는 기간이 바로 신구간이다. 예부터 제주 사람들은 이 틈을 타 이사나 집수리 등 평소에 금기됐던 일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믿어왔다.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째부터 입춘 3일전까지 일주일 가량이며 올해는 1월 25일부터 2월1일까지다.
최근에는 신구간과 상관없이 연중 이사가 이뤄지며 신구간이 예전같지 않지만 과거에는 거의 모든 이사가 이 시기에 이뤄졌다. 1년치 월세를 한번에 내는 사글세가 보통 신구간에 맞춰 종료돼 새로 계약을 하거나 이사를 했다.
이삿짐을 옮기는 풍경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7층 이상 15층 이하 건물 옥상에는 인양기(일명 곤돌라)가 의무적으로 설치됐다. 인양기를 이용하다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이삿짐 운반 장비 발달 등으로 아파트에 설치된 인양기가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곳이 많았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며 2001년 인양기 설치 기준은 폐지되고 화물용 승강기 설치가 의무화됐다. 강희만·홍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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